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의 증거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오랜 세월 사과의 주산지로 유명했던 대구는 평균기온의 상승과 함께 더 이상 사과 재배지로 적합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과거에는 너무 낮은 기온 때문에 사과 재배에 부적절했던 강원도 지역에 재배 농가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사과 재배지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통일을 이루지 못하면 훗날 우리 땅에서 재배한 사과는 영영 맛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한때 사치품으로 인식되던 에어컨은 이제 여름철 필수가전으로 인식되며, 2015년부터는 개별 소비세를 부과하지 않게 되었다. 에어컨을 보유한 가구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수년 전부터 여름만 되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비판여론이 뜨겁게 들끓고 있다. 에어컨 없이는 버틸 수 없을 만큼 더운데, 누진제가 무서워 에어컨을 맘대로 틀 수 없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었다. 심지어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누진제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내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이에 정부는 들끓는 국민 여론을 받아들여 여름에는 한시적으로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누진구간 확장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활활 타들어간 대한민국
2018년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폭염의 습격을 받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십 년간 지켜온 최고기온을 경신했고, 서울의 한낮 기온은 우리의 체온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폭염 속에서 도시는 열섬효과로 인해 빠져 나가지 못한 채 꽁꽁 갇혀 있던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야말로 가마솥처럼 푹푹 찌는 살인적인 무더위를 경험했던 것이다.
폭염 속에서 농작물들은 속수무책으로 타들어갔고, 열대기후를 방불케 하는 날씨에 외래해충까지 들끓었다. 좁은 축사에 갇힌 가축들은 더위에 시달리다 죽어 나갔고, 고수온으로 나타난 적조현상은 바다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양식장에서는 수온을 이기지 못한 물고기들이 떼로 폐사하는 일이 허다했다. 폭염으로 인해 농·축·수산가가 입은 손해는 실로 막대한 수준이었다. 폭염 그 자체로 이미 재난인 것이다. 이제 여름이면 폭염경보가 발령되고, 폭염 재난문자가 전송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바야흐로 우리는 폭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Contents
CHAPTER 01 “앗, 뜨거워!”_______폭염에 이글거리는 한반도
봄·여름·가을·겨울 뚜렷한 사계절은 이제 옛말 / 이솝우화 속 온화한 해님은 잊어라 / 국민 건강마저 위협하는 폭염의 맹위 / 말라죽고 폐사하고… 속이 타들어가는 농·축·수산가 / 지구의 아픈 신음소리, 기후변화 / 지구 온도가 1도씩 높아질 때 일어나는 일
CHAPTER 02 “에어컨 밖은 위험해!”_______폭염이 바꾼 라이프 스타일
에어컨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 후덥지근한 야외 말고 시원한 실내가 좋아요! / 잠 못 드는 밤, 지긋지긋한 무더위와의 사투 / 유난스러운 폭염에 들썩이는 밥상 물가 / 제발 반바지 입고 출근하게 해주세요! / 요즘엔 역세권보다 숲세권, 수세권이 대세지
CHAPTER 03 “나는 여름이 두려워요…” _______폭염 때문에 더욱 슬픈 사람들
자연재해이면서 사회문제가 된 폭염 / 자본주의 사회의 차갑고 어두운 그림자 / 살인적인 폭염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 / 쪽방촌의 여름 나기는 겨울보다 차갑고 잔인하다 / 폭염, 국민 분노 유발자로 등극하다 / 무더운 날씨보다 심각한 건 시스템의 문제
CHAPTER 04 “우리 함께 고민해 봐요!”_______기후변화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지구 종말까지 앞으로 남은 시간… 2분 / 인류는 탄소문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파리기후협약, 지구의 온도를 낮춰라! / 깨끗한 에너지,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깊은 고민 / 청소년들의 용감한 행동 개시, ‘미래를 위한 금요일’ / 나는 지구를 사랑합니다!
[부록] 우리가 기후변화에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하여
참고자료
Author
주수원
아이들이 경쟁보다는 협동을 배우며 자라나기를 바라는 청소년·어린이 책 작가이자 협동조합 연구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교육공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컨설팅 팀장, 여주시청 시민사회소통 비서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을 지냈고 현재 마을교육공동체포럼 공동대표, Se교육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선생님, 경제가 뭐예요?』 『선생님, 헌법이 뭐예요?』 『모두, 함께, 잘, 산다는 것』 『어서 와, 사회적경제는 처음이지?』 『폭염의 시대』 등이 있다.
아이들이 경쟁보다는 협동을 배우며 자라나기를 바라는 청소년·어린이 책 작가이자 협동조합 연구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교육공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컨설팅 팀장, 여주시청 시민사회소통 비서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을 지냈고 현재 마을교육공동체포럼 공동대표, Se교육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선생님, 경제가 뭐예요?』 『선생님, 헌법이 뭐예요?』 『모두, 함께, 잘, 산다는 것』 『어서 와, 사회적경제는 처음이지?』 『폭염의 시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