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있어요. 따듯한 온기를 품은 반짝반짝 햇살, 내 몸을 녹이는 폭신폭신 솜사탕 같은 쿠션, 그리고 내 몸에 꼭 맞는 그릇. 고양이는 자신의 몸을 담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좋아해요. 둥근 화병, 넓적한 그릇, 조금은 비좁아 보이는 상자까지. 자신의 몸에 잘 맞아 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하면 들어가야 해요.
그러다가 잠이 오면 그대로 흘러내려요. 그게 어디든, 그게 언제든 상관없어요. 몸에 힘을 쭉 빼고, 나른한 잠기운을 느껴요. 물이 흘러내리듯, 팔다리가 스르륵, 고개가 사르륵 흘러내려요.
우리도 고양이가 되어 흘러내려 볼까요? 하루 동안 우리를 고달프게 했던 근심과 걱정이 같이 흘러내리기 시작해요. 피곤함이 녹아내리고, 딱딱하게 굳은 어깨가 부드럽게 풀어지는 게 느껴져요. 햇살은 따듯하고, 창밖에선 드문드문 새소리가 들려요.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도 들 거예요. 행복이 뭐 별건가요? 이게 바로 행복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