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의 무수한 신비전승의 수행 체계는 생리를 방편으로 하거나 심리를 방편으로 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티벳밀교의 경우 전자를 부계밀법, 후자를 모계밀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부계밀법의 대표적인 수행법이 육성취법이다. 모계밀법은 심리적 현상을 기반으로 하며 일반적인 마음 다스리는 법이나 대수인법 중 실주대수인과 같은 수행법을 나타낸다. 두 가지는 표리와 같이 연결되어 있다.
대수인법 역시 심리를 방편으로 하는 실주 대수인과 생리를 방편으로 하는 공락 대수인이 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명체(明體)를 중시하며 그를 위한 방편으로써 다루어진다. 그렇기에 오직 심리 또는 생리적인 것만 다룬다고 보기 어려우며 방편 상 어떤 것을 먼저 시작하느냐의 차이일 뿐 두 가지는 함께 작용한다. 또한 이는 고대 중국 선종의 가르침과 동일한 부분이 함께 전해지고 있다. 실제 고대 중국 선종의 가르침은 유가사들을 통해 티벳에 전해져 무상유가밀의 성립 과정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이는 돈황에서 새롭게 발굴되는 고서를 통해 삼예의 논쟁이 재조명되면서 더욱 그 모습이 명료하게 드러나고 있다.
본서에서는 심리와 생리를 방편으로 하는 대수인의 여러 방편을 다루고 있으며, 마하연선과 무상유가밀의 관계를 밝히고 유식행 중관학파를 기반으로 화엄사상을 실천하며 심인(心印)을 다루는 무상(無上)의 유가밀(瑜伽密)인 유가심인(瑜伽心印) 대수인법(大手印法)을 다루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져 있던 무상유가밀의 비밀을 밝히니 많은 이들이 이를 통해 순한 삶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