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책의 근원을 찾아가는 즐거운 독서 여행의 시작
초판1쇄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책 『김기태의 초판본 이야기』
이 책은 우리나라 1세대 출판평론가이자 저작권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김기태 교수가 지난 30여 년 동안 수집한 초판본과 창간호를 바탕으로, 그 중에서도 단행본 초판1쇄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결과물이다. 이 책에 실린 15편의 이야기는 출판?독서전문지 《출판저널》에 「김기태의 초판본 이야기」 시리즈로 연재되어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것들을 수정 보완한 것으로, 김기태 교수의 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물씬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 김기태 교수는 최근 충북 제천 세명대 인근에 처음책방을 열었다. 처음책방에는 단행본 초판 1쇄본이 약 5만여 종, 정기간행물(신문, 잡지, 기관지, 사보 등)이 약 1만 5천여 종 비치돼 있다. 그중에는 최인훈의 『광장』 초판본(1961년 정향사)을 비롯한 김승옥·박완서·이문구·이문열·전상국·조정래·한수산·한승원·황석영 작가의 작품집을 포함한 소설 초판 1쇄본이 수천 권이고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1946년 신문화연구소), 구상의 첫 시집 『시집 구상』, 박목월의 『산도화』, 김영랑의 『영랑시선』, 노천명의 『사슴의 노래』, 신경림의 『농무』 등 우리나라 대표시인의 시집 등이 포함돼 있다. 단행본 초판 1쇄본 5만 여 종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처음책방은 30여 년 동안 초판본만을 모아온 김기태 교수의 책 사랑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이 책에 실린 초판 단행본은 적게는 수십 년에서 많게는 백여 년에 이르기까지 손에서 손으로 건너온 우리 책의 첫 얼굴이며, 처음책방에서는 그 책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다.
저자는 서문에서 “단행본 초판 1쇄본은 말 그대로 그 책 중에서 가장 먼저 독자들과 만난 존재다. 정기간행물 창간호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어머니 뱃속에서 세상에 얼굴을 내민 순간의 존재”라고 밝히고 있다. 초판1쇄 본에는 책과 관련된 사람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저자나 편집자가 잡아내지 못한 오류를 비롯해서 의도하지 않았던 기록들, 또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관련 인물들도 확인할 수 있고, 쇄가 거듭하며 개정된 것들을 비교해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초판본은 그 속에 담긴 오류마저도 열정의 소산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쇄와 판을 거듭하면서 손길이 보태짐에 따라 애초의 순수성이 점차 사라진다는 점에서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그것이 비록 초판 1쇄본을 끝으로 절판되었다 해도, 아니면 밀리언셀러가 되어 수백 쇄를 이어갔다 해도 초판본에 담긴 의미만큼은 결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곧 이 책에 생명력을 더해주는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초판본이 간직한 아우라를 이해하는 사람, 나아가 독서의 즐거움을 새로이 깨닫는 독자들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Contents
5 서문 초판본 이야기를 시작하며
15 첫 번째 이야기
우리 정서를 농축시켜 빚은 국민 애송시 ‘진달래꽃’이 담긴 시집
◆ [진달래꽃] 김소월 시집 / 숭문사 / 1951년 11월 21일 발행
35 두 번째 이야기
나랏말의 운율만을 고르고 있던 이의 선택된 정서들
◆ [영랑시선] 김윤식 시집 / 정음사 / 1956년 5월 28일 발행
65 세 번째 이야기
차라리 아는 이들을 떠나 사슴처럼 뛰어다녀 보다
◆ [사슴의 노래] 노천명 시집 / 한림사 / 1958년 6월 15일 발행
79 네 번째 이야기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
◆ [광장] 최인훈 장편소설 / 정향사 / 1961년 2월 5일 발행
99 다섯 번째 이야기
‘무진기행’과 ‘서울, 1964년 겨울’을 품은 최고의 소설집을 만나다
◆ [서울 1964년 겨울 김승옥 소설집] / 창우사 / 1966년 2월 5일 발행
119 여섯 번째 이야기
우리 시대에 만연되어 가고 있는 지식인들의 기능화 현상을 날카롭게 분석한 문제의 서적
◆ [지성과 반지성] 김병익 문화론집 / 민음사 / 1974년 9월 20일 발행
135 일곱 번째 이야기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제자리에 앉게 되는 날을 기다리며
◆ [서 있는 사람들] 법정 수상집 / 샘터사 / 1978년 5월 1일 발행
155 여덟 번째 이야기
그물도 치지 않고 고기를 잡으러 헤매는 중생이여!
◆ [만다라] 김성동 장편소설 / 한국문학사 / 1979년 11월 10일 발행
169 아홉 번째 이야기
‘거문고를 타며 노는, 어린아이처럼 맑은 이’가 남긴 서정시편
◆ [금아시선] 피천득 시집 / 일조각 / 1980년 4월 10일 발행
183 열 번째 이야기
한 시대 한 사회의 상처이며 치부이자 바로 우리 이야기를 담은 소설
◆ [꼬방동네 사람들] 이동철 장편소설 / 현암사 / 1981년 6월 30일 발행
199 열한 번째 이야기
‘타는 목마름으로’민주주의를 갈구했던 간절한 외침
◆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시선집 / 창작과비평사 / 1982년 6월 5일 발행
219 열두 번째 이야기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 [고래사냥] 최인호 장편소설 / 동화출판공사 / 1983년 7월 25일 발행
235 열세 번째 이야기
생사의 기로에서도 국가와 민족을 먼저 걱정했던 정치 거목의 처연한 기록
◆ [김대중 옥중서신_민족의 한을 안고] 김대중 지음 / 청사 / 1984년 8월 15일 발행
255 열네 번째 이야기
아내의 영전에 바친 못다 한 말들이 모여 밀리언셀러 시집이 되다
◆ [접시꽃 당신] 도종환 시집 / 실천문학사 / 1986년 12월 10일 발행
271 열다섯 번째 이야기
한 평범한 여자가 꿈에서 깨어나는 이야기 혹은 아직도 꿈을 못 버린 이야기
◆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박완서 장편소설 / 삼진기획 / 1989년 11월 20일 발행
286 참고 문헌 및 자료
Author
김기태
2001년 3월부터 세명대학교 인문예술대학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미디어와 저작권의 관계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한국출판평론상, 2005년 제26회 한국출판학회상(저술·연구부문), 2007년 책의 날 국무총리 표창, 2016년 제3회 한국전자출판학회상(저술·연구부문) 등을 수상했다. 출판평론가로서 각종 매체에서 활발한 비평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여러 기관과 단체를 대상으로 저작권과 연구윤리에 대한 자문과 강의를 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산하 표절위원회 위원, 제천기적의도서관 운영위원장, 한국전자출판학회 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인, 한국연구재단 연구윤리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서평의 이론과 실제』(2017), 『김기태의 저작권 수업』(2018), 논문으로 「문예창작 분야에서의 학습윤리와 연구윤리」(한국문예창작, 2018) 등이 있다.
2001년 3월부터 세명대학교 인문예술대학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미디어와 저작권의 관계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한국출판평론상, 2005년 제26회 한국출판학회상(저술·연구부문), 2007년 책의 날 국무총리 표창, 2016년 제3회 한국전자출판학회상(저술·연구부문) 등을 수상했다. 출판평론가로서 각종 매체에서 활발한 비평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여러 기관과 단체를 대상으로 저작권과 연구윤리에 대한 자문과 강의를 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산하 표절위원회 위원, 제천기적의도서관 운영위원장, 한국전자출판학회 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인, 한국연구재단 연구윤리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서평의 이론과 실제』(2017), 『김기태의 저작권 수업』(2018), 논문으로 「문예창작 분야에서의 학습윤리와 연구윤리」(한국문예창작, 201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