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작가 박미전은 단편소설 『어떤 성숙』으로 뉴욕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으며, 뉴욕 한국일보에 장편소설 『병풍성님 열전』을 연재한 바 있다. 미국으로 이민 간 저자는 글을 쓰며 의도대로 쓰여지지 않은 갈등 사이에서 오랜 시간을 방황했다. 뿌리 없는 외국 생활의 헛헛함, 남의 옷을 걸치고 있는 듯한 낯섦, 모국어와 영어의 충돌 속에서 우리말 문장이 영영 멀어질 것 같은 두려움,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가는 고국에 대한 생각 등 재미한인 작가의 어깨를 내리눌렀다.
이 책에 있는 9편의 소설과 1편의 희곡은 이러한 작가의 고뇌가 농축되어 있으며, 단막극을 보는 듯 손에서 놓지 못하는 전개가 인상적이다. 특히 서울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희곡 『기묘한 G선(線)』처럼 이 책에 수록된 희곡 『인형의 집 그 후의 노라』에서도 저자가 이 부문에 뜻밖의 재능이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