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위기

폴 발레리 비평선 - 문명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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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1/11/08
Pages/Weight/Size 125*185*30mm
ISBN 9791187878124
Categories 사회 정치 > 사회비평/비판
Description
이 책은 발레리의 평론 중에서 그 키워드가 ‘정신’인 글들을 모은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은 정확히 말하면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묵묵히 쌓아 온 것, 즉, ‘문명’에 관련되는 것으로서의 정신이다. 그것은 때로 ‘지성’intellect, intelligence라고 바꿔 말해도 좋을 것이다.

발레리의 생애(1871-1945)는 프랑스 제3공화제의 흥망과 거의 맥을 같이한다. 제2제정기의 프랑스와 프로이센 왕국이 싸운 보불전쟁에서의 패배, 이어서 노동자·혁명가들의 파리 코뮌이 제압당한 것이 1871년 5월 28일이었고, 그 해 10월 30일에 발레리는 태어났다. 전후 승자측에는 프로이센을 맹주로 해서 독일제국이 생겨났고, 패전국 프랑스에서는 공화파가 힘을 얻어 1875년에 제3공화제가 발족했다.

이후 발레리의 세대는 독일과의 불화를 보면서 성장했다. 독일에 대한 군사기밀 누설이 단죄되어 국론을 양분했던 19세기 말의 드레퓌스 사건, 20세기에 들어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과 대규모 전쟁을 겪었지만, 적은 항상 독일이었다. 최초의 근대전에서 패해, 알자스-로렌을 할양한 패전의 굴욕이 머리에 아로새겨진 세대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대전이 가져온 상처는 단순히 불독佛獨의 갈등에 머무르지 않는다. 눈부신 과학기술의 진전에 따라 인류에게 밝은 미래가 약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것이 암전되어 대량의 살육으로 귀결된 1차 세계대전은 사람들의 눈에 ‘서구의 몰락’을 예고하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비쳤다.
Contents
9 서문(『현대 세계의 고찰』)
33 압록강
43 방법의 제패
71 정신의 위기
91 유럽인들(“정신의 위기”의 노트)
113 정신의 정치학
151 아메리카-유럽 정신의 투사
157 역사에 대하여
163 진보에 대하여
173 독재라는 관념
183 독재에 대하여
191 지성에 대하여
217 지중해가 주는 영감
241 파리의 존재
249 대 동양
259 외과 학회에서의 강연
285 볼테르

307 해제
313 옮긴이 후기
Author
폴 발레리,임재철
프랑스의 작가, 시인, 철학자이다. 폴 발레리라는 이름은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순수 지성’의 동의어다. 시에서 비시적(非詩的)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고, 언어의 음절과 리듬, 음향과 의미가 상호 조응하는 완벽한 공명 장치만을 추구한 그의 노력은 보들레르와 말라르메의 전통을 따른 것이긴 하나, 몇 가지 점에서 독보적인 빛을 발한다. 우선 그는 물리적 결과물인 시 작품보다 시를 창작하는 과정의 정신 활동 자체가 의미심장함을 간파했다. 또한 깨어 있는 의식의 투명도를 극대화하면서도 그 속에 틈입하는 불투명한 정동(情動)의 교란을 소중하게 끌어안을 줄 알았다. 시를 하나의 수학적 인식 틀로 보고, 언어의 조작을 통해 정신의 메커니즘을 규명코자 한 점은 문학역사상 더 파고들 여지가 없을만큼 본질적이고 획기적인 기도(企圖)다. 발레리에 이르러 시는 고도의 지성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지적 유희’가 되었다. 적어도 시의 형식미학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현대의 모든 시인은 발레리의 제자다.

발레리는 남부 프랑스의 세트에서 출생하여 몽펠리에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였으나, 건축·미술·문학에 뜻을 두었다. 보들레르가 시조라고 일컬어지는 프랑스 상징주의에 매혹되었으며, 말라르메의 뒤를 이어 아폴리네르 등과 함께 상징주의의 주요지류를 차지하고 있다. 1917년 『젊은 파르크』를 발표하고, 1922년 그 동안의 시를 모은 시집 『매혹』을 발표함으로써 20세기 상징주의 시인 중 최고의 한명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그 후부터는 시는 쓰지 않고 산문과 평론을 계속 발표했으며, 평생 일기형식의 기록을 매일 아침 남겨, 엄청난 분량의 기록(Cahiers)을 후세에 남겼다.

발레리는 사후 프랑스 국장으로 예우받았으며, 20세기 전반기 유럽의 대표적인 지식인의 하나로 손꼽힌다. 대표작으로 시집 『젊은 파르크』, 논문 『정신의 위기』, 『현대의 고찰』, 평론집 『바리에테』5권을 비롯하여 시극 『나의 파우스트』등이 있다.
프랑스의 작가, 시인, 철학자이다. 폴 발레리라는 이름은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순수 지성’의 동의어다. 시에서 비시적(非詩的)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고, 언어의 음절과 리듬, 음향과 의미가 상호 조응하는 완벽한 공명 장치만을 추구한 그의 노력은 보들레르와 말라르메의 전통을 따른 것이긴 하나, 몇 가지 점에서 독보적인 빛을 발한다. 우선 그는 물리적 결과물인 시 작품보다 시를 창작하는 과정의 정신 활동 자체가 의미심장함을 간파했다. 또한 깨어 있는 의식의 투명도를 극대화하면서도 그 속에 틈입하는 불투명한 정동(情動)의 교란을 소중하게 끌어안을 줄 알았다. 시를 하나의 수학적 인식 틀로 보고, 언어의 조작을 통해 정신의 메커니즘을 규명코자 한 점은 문학역사상 더 파고들 여지가 없을만큼 본질적이고 획기적인 기도(企圖)다. 발레리에 이르러 시는 고도의 지성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지적 유희’가 되었다. 적어도 시의 형식미학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현대의 모든 시인은 발레리의 제자다.

발레리는 남부 프랑스의 세트에서 출생하여 몽펠리에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였으나, 건축·미술·문학에 뜻을 두었다. 보들레르가 시조라고 일컬어지는 프랑스 상징주의에 매혹되었으며, 말라르메의 뒤를 이어 아폴리네르 등과 함께 상징주의의 주요지류를 차지하고 있다. 1917년 『젊은 파르크』를 발표하고, 1922년 그 동안의 시를 모은 시집 『매혹』을 발표함으로써 20세기 상징주의 시인 중 최고의 한명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그 후부터는 시는 쓰지 않고 산문과 평론을 계속 발표했으며, 평생 일기형식의 기록을 매일 아침 남겨, 엄청난 분량의 기록(Cahiers)을 후세에 남겼다.

발레리는 사후 프랑스 국장으로 예우받았으며, 20세기 전반기 유럽의 대표적인 지식인의 하나로 손꼽힌다. 대표작으로 시집 『젊은 파르크』, 논문 『정신의 위기』, 『현대의 고찰』, 평론집 『바리에테』5권을 비롯하여 시극 『나의 파우스트』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