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대표 경학자인 보만재(保晩齋) 서명응(徐命膺, 1716~1787)의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에 대한 역작 『도덕지귀』을 번역하고 전석한 『도덕지귀전석』(정경주, 박원숙 국역 전석, 도서출판3)을 “한국한자연구소 연구총서 04”로 출간했다.
이는 조선 내내 유학자들에게 금서였던 『도덕경』을 경학자 서명응의 눈으로 풀어낸 역작 『도덕지귀』의 최신 국역서이다. 이는 서명응이 자신의 태극음양설을 토대로 도덕경을 해석한 책으로, 조선후기 유학자들의 도덕경 이해의 관점이 잘 반영되어 있다.
노자 『도덕경』은 본디 문장이 간결하고 함축이 깊은 데다 역대 주석가들마다 각기 다양한 견해를 제시한 바 있기 때문에, 제가의 견해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지 않으면 저작자의 의도를 분명하게 알기 어렵거니와, 도덕경 본문을 이해하는데 긴요하지 않은 번거로운 주석은 오히려 종종 노자의 본디 취지를 난삽하게 만든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고자 이 책에서는 도덕경 주석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하상공장구(河上公章句)』와 왕필(王弼)의 주석을 근간으로, 조선조에 널리 전파되었던 송나라 임희일(林希逸)의 『노자권재구의(老子?齋口義)』 및 명나라 설혜(薛惠)의 『노자집해(老子集解)』와, 조선 중기 학자 서계(西溪) 박세당의(朴世堂) 『신주도덕경(新註道德經)』의 주석 가운데 요점을 간추려, 이를 근간으로 서명응 『도덕지귀』의 취지를 이해하면서, 한편으로 도덕경에 대한 제가 학설의 요체를 간략하게 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은 도덕경 해석에 대한 제가의 상이한 학설을 대조 비교하여 도덕경의 요체를 이해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