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를 읽는 것은 재미있으면서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굳이 역사를 공부하지 않더라도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천재들이 등장해 놀라운 재기를 뽐낸 ‘멋진’ 시대, 그것이 나의 첫 인상이었다. 그런 까닭에 르네상스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경험이 내겐 즐거움이었고, 또 지금까지도 계속 그런 마음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될수록 고민과 불편함도 함께 자라났다. 너무나 다양하고 너무도 모순적인 르네상스인들의 이런저런 일면들이 이곳저곳에서 고개를 들었던 탓이다. 내게 르네상스는 어디선가 무엇을 읽으면 다른 곳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불쑥 튀어나오는 고통스러울 만큼 ‘희한한’ 세계다. 이 책은 이 멋지고 희한한 세계를 빛낸 지식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르네상스를 ‘역설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자기 시대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르네상스인들의 시선을 먼 과거에 이르게 했고,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뒤를 돌아보면서도 그들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아마도 독자들이 그들에게서 여러 혼란과 모순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은 바로 독자들이 아니라 그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런 맥락에서일 테지만, 흔히 회자되는 르네상스 문명이라는 ‘찬란함’의 이면에는 그것을 추동한 당대인의 불안한 기운과 불편한 속내가 자리 잡고 있었다.
Contents
머리말
근대 유럽을 수놓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인들’
단테를 흠모한 문인, 페트라르카에게 도전하다
휴머니스트 서기장, 공화국의 의미를 묻다
피렌체의 ‘리비우스’, 공화국의 역사를 예찬하다
전투적 고전주의자, 르네상스의 문을 열다
격동의 시대, 조숙한 역사주의자를 낳다
키케로주의자, 인문 교육의 가치를 제시하다
밀라노의 지식인, 마키아벨리즘을 선점하다
반메디치 지식인, ‘세계시민’을 꿈꾸다
피렌체의 상인, 인간의 세속적 존엄을 노래하다
르네상스 ‘만능인’, 인간의 행위규범에 대해 성찰하다
반항적 수사학자, 역사적 비판의식을 일깨우다
최고의 고고학자, 로마에서 유럽 정체성의 고향을 찾다
약관의 천재, 철학에서 ‘인간다움’의 길을 구하다
궁정 휴머니스트, 군주의 ‘위엄’에 딴죽을 걸다
방랑 지식인, 르네상스 공화국의 진실을 폭로하다
현실주의 정치인, 법과 법률가의 위선을 벗겨내다
좌절한 정치사상가, 시대의 철창을 열다
최고의 궁정인, ‘문명화 과정’의 길을 열다
누가 르네상스를 두려워하는가?
주요 등장인물
르네상스기 연표
도판 출처
Author
임병철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레오나르도 브루니의 공화주의를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사학과에서 근대 초 유럽 지성사와 문화사를 전공해 르네상스에 관한 연구를 계속했고, 그 결실로 2004년 포조 브라치올리니의 자아-재현과 르네상스 개인주의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어릴 적부터 신화나 옛이야기에 유독 호기심이 많았으며, 학부 시절 근대 유럽의 형성과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별개의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현재까지 르네상스에 천착하고 있다. 전인적 교양인을 강조한 르네상스 휴머니즘을 프리즘 삼아 현대 유럽 사회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것을 통해 물질만능의 기치 아래 인간성이 쇠락하는 오늘날의 문제를 성찰하고 싶은 이유에서다. 주요 연구 분야는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 지성사와 사회·문화사이며, 미술사와 역사이론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21세기 역사학 길잡이??(공저), ??서양문화사 깊이 읽기??(공저), ??역사 속의 소수자들??(공편),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인들의 자아와 타자를 찾아서?? 등의 책을 썼고, 레오나르도 브루니의 ??피렌체 찬가??, 주디스 브라운의 ??수녀원 스캔들??, 니콜라스 터프스트라의 ??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 한스 바론의 ??초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위기??, 리사 자딘과 제리 브로턴이 함께 쓴 ??글로벌 르네상스??를 우리말로 옮겼다. 2005년부터 2019년 여름까지 부산 신라대학교에서 재직했으며, 이후 현재까지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공부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레오나르도 브루니의 공화주의를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사학과에서 근대 초 유럽 지성사와 문화사를 전공해 르네상스에 관한 연구를 계속했고, 그 결실로 2004년 포조 브라치올리니의 자아-재현과 르네상스 개인주의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어릴 적부터 신화나 옛이야기에 유독 호기심이 많았으며, 학부 시절 근대 유럽의 형성과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별개의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현재까지 르네상스에 천착하고 있다. 전인적 교양인을 강조한 르네상스 휴머니즘을 프리즘 삼아 현대 유럽 사회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것을 통해 물질만능의 기치 아래 인간성이 쇠락하는 오늘날의 문제를 성찰하고 싶은 이유에서다. 주요 연구 분야는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 지성사와 사회·문화사이며, 미술사와 역사이론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21세기 역사학 길잡이??(공저), ??서양문화사 깊이 읽기??(공저), ??역사 속의 소수자들??(공편),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인들의 자아와 타자를 찾아서?? 등의 책을 썼고, 레오나르도 브루니의 ??피렌체 찬가??, 주디스 브라운의 ??수녀원 스캔들??, 니콜라스 터프스트라의 ??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 한스 바론의 ??초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위기??, 리사 자딘과 제리 브로턴이 함께 쓴 ??글로벌 르네상스??를 우리말로 옮겼다. 2005년부터 2019년 여름까지 부산 신라대학교에서 재직했으며, 이후 현재까지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공부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