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 서문에서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 동시대에 태어난 것을 신에게 감사했다. 나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정부의 국민으로 태어나게 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복종하도록 해준 데 대해 신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플라톤은 위대한 스승을 만나도록 해준 신에게 감사했지만, 몽테스키외는 이웃 나라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불안정을 생각하며 안정된 정치적 질서가 있는 조국에 대해 감사했다.
플라톤은 행운과 불운을 함께 가지고 태어났다. 인류의 스승 소크라테스를 만나 교육받은 것은 행운이었고, 전쟁의 와중에 태어나 성장하고 활동하게 된 것은 불운이었다. 그는 조국의 패망을 경험하고 계속되는 정치적 무질서와 혼란 속에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이런 불운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교육과 연구를 통해 후진을 양성하고 불후의 저술을 남겼다. 그는 잃어버린 조국과 헬라스를 위해 문학적, 철학적 천재성을 발휘하여 이상 국가의 청사진을 만들어 발표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그의 꿈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나는 1991년 교양 교육기관인 ‘파이데이아 아카데미아’(Paideia Academia)를 설립하여 시민들과 함께 서양의 ‘위대한 저서’(Great Books)를 읽기 시작했다. 우리 회원들은 2년에 걸쳐 그리스 고전작가 호메로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아리스토파네스,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를 읽고 토론하였다. 새 토론반이 매년 만들어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같은 책을 읽어야 했다. 이 연구의 대상인 『국가』도 10여 차례 읽었다. 읽을 때마다 우리 회원들은 대화체로 되어 있는 이 책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사시, 비극시, 희극시를 쓴 시인들과는 달리 플라톤은 자기와 비슷한 지적 수준을 가진 사람들, 아카데미에 와서 함께 기숙하며 진리를 탐구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Contents
제1장 플라톤의 생애와 저술활동
1. 플라톤의 생애
2. 사회적, 정치적 배경
3. 아카데미의 창설
4. 플라톤의 저작
5. 플라톤과 소크라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