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시간’에 갇힌 ‘깍두기 노동자’를 넘어서
하루 1시간의 단축근무는 모두에게 이로운 선물이 될 수 있을까?
정부의 ‘52시간제’ 도입에 맞춰 국내 굴지의 대기업 H그룹에서는 임금 감소 없이 하루 1시간의 노동시간 단축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H그룹 소속 B대형마트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에 반대하고 있었다. 마트 캐셔 노동자들에게는 ‘워라밸’이 필요 없는 걸까? 최저임금을 받는 이 여성들에게는 1시간치 임금이 훨씬 절박한 걸까?
캐셔 노동자가 되어 직접 이들과 같은 자리에서 일하며,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저자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들이 빼앗긴 것은 돈보다도 ‘시간’임을 알게 됐다. 참여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보이지 않는 여자들’의 시간과 일, 삶을 생생하게 포착한 이 책은 사회와 노동시장이 여성을, 이들의 일터에서 여성됨, 나이 듦, 삶과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질문한다. 그리고 성별화된 노동시장의 구조 속에서 특히 여성에게 노동시간 단축이 쉽게 ‘선물’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밝힌다. ‘일-생활 균형’이라는 이상을 빚는 문법은 무엇이며, 그 문법이 왜곡하는 것은 무엇인지, 장시간 노동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선 우리가 중심에 두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를 고찰한다.
1장. 주부 사원 구함―‘엄마’의 ‘값싼 노동’을 사는 대형마트
2장. 최저임금과 함께 아줌마들이 벌어 가는 것
3장. 아줌마의 일과 시간―가정 밖에서 상상되지 않는 ‘텅 빈 시간’ 너머 3부 계산대 앞에서 사라진 한 시간이 바꾼 것
1장. 당신이 몰랐던 계산대 앞의 일―시간과 싸우는 숙련노동
2장. 사라진 한 시간과 강화된 노동강도
3장. 휴식도 건강도 계획할 수 없는 조각난 시간
나가며. 아줌마와 ‘워라밸’ 다시 보기―임금보다 ‘시간의 통제권’으로
감사의 말
주
Author
이소진
블루칼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다. 동국대 철학과에 진학했으나 학과 공부보다는 중앙동아리 ‘맑스철학연구회’와 학생운동모임 ‘달려라진보’에서 학생운동에 전념하다 간신히 졸업했다. 졸업 직전 학과 내 성폭력 사건 해결에 나선 것을 계기로 여성의 삶, 그리고 엄마의 삶과 나의 삶을 이해하는 언어로서 여성학을 연구하게 됐다. 2019년 참여관찰 연구인「표준노동시간 단축이 중년여성의 일과 생활에 미치는 영향: B대형마트 캐셔를 중심으로」로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시간을 빼앗긴 여자들』은 이 논문을 재구성하고 보완해 펴낸 첫 책이다. 현재는 연세대 사회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며, 마트 캐셔직을 비롯한 블루컬러 여성 노동과 중년 여성 노동자, 청년여성 등 기존 노동연구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들과 여성들 사이의 차이를 주목하며 노동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
블루칼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다. 동국대 철학과에 진학했으나 학과 공부보다는 중앙동아리 ‘맑스철학연구회’와 학생운동모임 ‘달려라진보’에서 학생운동에 전념하다 간신히 졸업했다. 졸업 직전 학과 내 성폭력 사건 해결에 나선 것을 계기로 여성의 삶, 그리고 엄마의 삶과 나의 삶을 이해하는 언어로서 여성학을 연구하게 됐다. 2019년 참여관찰 연구인「표준노동시간 단축이 중년여성의 일과 생활에 미치는 영향: B대형마트 캐셔를 중심으로」로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시간을 빼앗긴 여자들』은 이 논문을 재구성하고 보완해 펴낸 첫 책이다. 현재는 연세대 사회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며, 마트 캐셔직을 비롯한 블루컬러 여성 노동과 중년 여성 노동자, 청년여성 등 기존 노동연구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들과 여성들 사이의 차이를 주목하며 노동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