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인 주인공이 대형 슈퍼마켓에 들어가 장을 봤으나, 회원카드를 집에 두고 온 바람에 범죄자로 몰려 도피생활이 시작된다. 이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경찰이 동원돼 추격전이 벌어지고, 언론에는 온갖 전문가가 출연해 각기 다른 의견을 쏟아내고, 주인공 주변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었던 반응을 보인다.
한 편의 부조리극을 연상시키는『자이 자이 자이 자이』의 등장인물들은 서로 상대방 얘기는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만 늘어놓아 소통 불능의 상황에서 포복절도할 코믹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회원카드’가 상징하는 차별의 희생자가 된 주인공은 ‘로드 무비’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냉혹한 사회 저변을 떠돌며 이해와 소통이 사라진 세상에서 편견과 독선이 빚어내는 한 편의 블랙 코미디 같은 상황극을 연출한다. 이 작품은 통렬한 사회의식과 작품성, 독창적인 이미지와 빛나는 대사로 만화 비평가와 언론사 기자 들이 그해 최고의 만화작품에 수여하는 ACBD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