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에서는 광자(狂者)를 배척한다. 여기서 말하는 광자는 정신병적인 광자는 아니다. 주희(朱熹)가 ‘지향하는 뜻은 높지만 그 행동이 그 지향하는 뜻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인물[志高而行不掩]’로서의 광자다. 자에는 형광(形狂)과 신광(神光)이 있다. 형광은 유가의 예법을 무시하고 제 멋대로 행동하는 광자다. 이런 점에 비해 신광은 장자와 같이 ‘홀로 천지정신과 더불어 서로 왕래하는[與天地精神相往來] 대지(大知)의 소유자다. 갈홍은 일종의 신광에 속하는 인물이다.
한국에서 철학하는 학자 중에 정신적 광자를 꿈꾸는 학자들이 있다. 유가에서는 이단이라고 배척했던 학문인 도가, 도교 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도가?도교철학회’라는 학회를 만들어 장자가 말한 “늪지의 꿩은 열 걸음에 한 입 쪼아 먹고, 백 걸음에 한 모금 마실지라도 새장 안에 갇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비록 새장 안이 생활은 편안할 지라도 자유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라는 이른바 ‘일탁일음(一琢一飮)’의 자유로운 삶을 즐기다가 이 시대에 은일적 삶을 산다는 것, 신선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 관심은 일단 갈홍이 말한 신선술과 은일사상에 대한 것으로 좁혀졌다. 이 책자는 그런 관심의 결과가 집약된 것이다.
Contents
서문: 불로장생의 신선이 되고자 한 광자 갈홍 이야기
『포박자 내편』의 양생사상
* 신진식(인천대 교수)
Ⅰ 『포박자 내편』의 주요 내용
Ⅱ 양생사상의 이론적 기초
Ⅲ 양생의 방법
Ⅳ 생사상의 의의
전승의 관점에서 고찰한 포박자 갈홍의 연단술
* 정우진(경희대 철학과 연구 조교수)
Ⅰ 연단술 연구의 방향
Ⅱ 갈홍 연단술의 소개와 전승
『포박자』 「선약」편과 「등섭」편에 보이는 술수와 세계관 연구
* 정우진(경희대 철학과 연구 조교수)
Ⅰ 갈홍 연구의 빈틈
Ⅱ 채약자의 술수행위
Ⅲ 채약자의 세계관
갈홍의 노자 신선론
* 김태용(한양대 철학과)
Ⅰ 신선: 타력에서 자력으로
Ⅱ 신선 노자는 세상에 존재하였다
Ⅲ 노자는 배움을 통해 신선이 되었다
Ⅳ 노자는 신선이 될 운명을 타고났다
Ⅴ 성선: 명에서 역으로
갈홍 ‘현도’ 개념의 사상적 근원 고찰: 한대 우주생성론을 중심으로
* 이진용(연세대 원주캠퍼스 철학과)
Ⅰ 갈홍 ‘현도’ 개념의 사상적 근원의 문제
Ⅱ 갈홍과 한대 학문의 관계
Ⅲ 한대 우주생성론의 특징과 의의: 『회남자』와 『태현』
Ⅳ 갈홍 ‘현도’의 근원과 근본의 의미
Ⅴ 갈홍 ‘현도’ 개념의 우주생성론적 의의
자기와 세계 초월자로서의 신선의 이상: 『포박자』의 신선사상에 나타난 초월과 금욕주의
* 최수빈(서강대 강사)
Ⅰ 불사와 초월, 그리고 신선
Ⅱ 기존의 갈홍의 『포박자』에 대한 연구와 이해
Ⅲ 『포박자』에 나타난 신선과 초월로서의 불사
Ⅳ 갈홍이 제시한 신선의 초월성 1: 금욕을 통한 자기초월
Ⅴ 갈홍의 신선의 초월성 2: 세속과 전통, 관습을 넘어서는 초세간적 초월
Ⅵ 『포박자』를 통해 다시 읽는 신선, 그리고 도교
『포박자 외편』에 나타난 갈홍 은일관에 관한 연구
* 조민환(성균관대 교수)
Ⅰ 중국문화 특징으로서의 은일
Ⅱ 후한말 시대 인식과 은일의 상관관계
Ⅲ 은일적 삶의 다양한 모습
Ⅳ 은일적 삶과 역설적 부귀관
Ⅴ 기호성으로서 자발적 은일관
Ⅵ ‘은거구지’로서의 정교적 은일
Ⅶ 유가와 도가의 묘합으로서의 갈홍의 은일관
갈홍, 도인인가? 문인인가?: 『포박자』의 문학성 탐구
* 정재서(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Ⅰ 철학과 수사학 혹은 도인과 문인
Ⅱ 갈홍의 문학관 그리고 저작
Ⅲ 『포박자』의 문학적 특성
Ⅳ 『포박자』의 후대 문학에의 영향
Ⅴ 도인: 상상하는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