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현대 의미론 연구가 자생적인 동양학적 연구방법론으로도 능히 연구 개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자 쓰인 것이다. 국어는 우리의 언어이다. 국어학은 우리의 언어학이다. 언어학은 과학이므로 국어학은 우리의 언어과학이다. 과학에는 당연히 이론적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우리의 언어과학에는 우리 고유의 이론적 패러다임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예로부터 동양학적 정신사고로 삶의 양식을 꾸려 왔다. 우리의 사상이나 감정 혹은 문화적 환경이 동양적 사고에 기반을 두고 있음은 생활주변에서 흔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 사고체계를 고래로부터 이어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어학계는 지금 어떤 목적으로 학문 연구를 하고 있으며, 또 우리의 학문은 어떤 방법론으로써 연구되고 있는가에 대해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의 본질을 잃고 학문적 종속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나 않은지, 연구의 원자재가 우리의 가슴속에 오래전부터 내장되어 있었음을 깨닫지 못하고 서구이론의 낯선 밭에서 학문적 방황을 거듭하고 있지 않은가를 심각히 검토할 시기에 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