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울목에서 지치고 힘들 때마다
시골 부모님 말씀은 응원이 된다
시골 부모님 말씀에서 얻는 따뜻한 희망의 노래!
시대마다 이정표가 되어 주는 책이 있다. IMF 때에는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가 애환을 달래 주었고, 2003년 밀레니엄급 변화가 몰아칠 때는 전경일의 에세이 『마흔으로 산다는 것』이 바통을 이었다. 누구나 읽고 이야기하는 주제가 되어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었다. 책이 시대와 사람을 반영하는 까닭이리라. 마흔 이후 20년 세월이 훌쩍 지나 작가 전경일이 불쑥 『시골 부모』를 들고 왔다. 물론 그전에도 몇 권의 책을 내긴 했다. 왜 써느냐고 물으니까, “인생이 익어가는 때라……”고 건넨다. “익어 가서?” “숙성 직전.” 선문답 같지만, 대답이 예사롭지 않다. 그간의 세월을 생각할 때마다 칡뿌리 씹듯 곱씹고, 정리한 에세이가 바로 이 『시골 부모』란다. 예전 시골에서 농사짓던 부모님도 어느덧 다 돌아가시고, 그분들이 지녔던 정서도 급격히 사라져가는 지금, 한 번쯤 그분들과의 추억을 묶어보고자 했다고 한다.
베스트셀러 『마흔으로 산다는 것』이 작가가 39세 때 마흔이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듯,『시골 부모』는 인생의 중장년을 어떻게 살지 오랜 숙고와 성찰 끝에 나오게 된 소산이란다. 그래서인지 책을 펼치면 20년 세월이 무장 스쳐 간다. 때로 멈추어 서서 숨 돌리고 아득한 눈길로 돌아보게 만든다. 작가와 시골부모 얘기다 보니 읽다 보면 작가 부모님에 대한 궁금증이 인다. 하지만 시골 어디서나 뵐 수 있는 우리네 부모님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특히 기성세대라면 더 잘 알 것이다. 또 시골에서 농사지은 경험이 있는 세대라면 더 친근하게 다가오며 매 꼭지에서 전달하는 바에 절로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앞으로 달리기만 했지, 지난 세대의 자취는 돌아보지도 않는다. 시골 부모님들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조차 까무룩하다. 무엇 때문에 경주마처럼 이리 질주만 하는 걸까?
이 에세이집에 나오는 글 편들은 군불이 지펴지는 따스한 안방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들이다. 온통 바삐 사는 우리들에게 훈훈한 쉼표로 다가온다. 장담하건대, 책장을 다 넘기고 나면 어느새 부모님께 전화를 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별일 없으시죠? 저도 잘 있어요. 애들도……” 그러며 불현듯 눈시울이 뜨거워질 테다. 우리는 부모라는 따스함의 원천에 기대 오늘 하루 커다란 위안을 얻고, 내일을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 이 책 『시골 부모』에서 전달하려는 바가 이것이다. 따스한 온기 하나만 얻는다 해도 이 시린 계절에 이보다 더 큰 위안이 어디 있을까.
Contents
프롤로그 된장국같이 구수하고, 죽비같이 엄한 시골 농사꾼 말씀
제1장 | 아버지의 논머리 말씀 철학
그래도 벼는 자라지 않느냐?
보리는 밟히면서 크는 게다
두레 사과나무의 전설
찬밥 한 덩이를 넘길지라도
그날 밤, 아버지는 영락없이 농사꾼이셨지
튼실한 놈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게지
아버지의 논두렁 철학
사는 건 모내기와 같은 것
타는 논밭 어루만지듯
참나무가 숯이 되는 시간
몸을 움직이니 내가 보이더라
제2장 | 아버지 가슴에 심은 벼포기
아버지의 논두렁 밥상
아버지의 소 고르는 법
아버지 여윈 등을 볼 때면
인생은 한 편의 연속극이라네
아버지의 그늘
아버지 생애의 마지막 말씀
눈치 볼 것 없고, 겁먹지도 말고
그 말씀을 못 드려 한이 됩니다
벗의 아버님께 써 드린 덕어(德語)
제3장 | 어머니 가슴 속 푸른 유선(乳腺) 같은 사연들
정화수 떠 놓고 손 비비던 어머니
해진 옷에 대한 명상
애 옷이니 한번 골라 보시게
어머니는 가슴으로 자식을 키운다
요즘엔 도통 군인이 안 보이더라
말 없는 소식이 되어
사랑을 갚는 법
강화 갯벌에서 만난 우리들의 어머니
어머니가 겪은 걸 나도 겪을 테지
가슴 울리는 어머니의 머루알
제4장 | 어머니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노라
콩나물이 어떻게 크는지 보거라
밤새 옷을 풀었다 다시 짜는 어머니
살다 보면 궂은 때도 있다지
네가 원인인 게다
그게 어디 다툴만한 일이더냐
어머니는 담뱃불을 붙여주셨지
어머니의 놋쇠 밥주걱
여보게, 산이 흔들리면 무얼 붙잡나?
벗의 모친을 배웅하는 법
다음 생은 남자로 태어날 테다
제5장 | 내 나이, 가을 이삭 같은 장년이 되어보니
받은 것보다 더 주는 나무
밥은 땀이 짓는 게지
등 뜨습고 배부르면 뭘 더 바라겠느냐?
다시 일어서는 옥수수처럼
맞으면 조가비처럼 맷집이 생길 뿐
딸에게 전하고픈 메시지
사람은 크면 어디까지 크나?
제6장 | 시골 부모님께 배우는 부모 됨의 참된 의미
나의 부모라는 어떤 부부에게서 내가 배운 것들
부모님이 만든 가정은 내게 어떤 가르침을 주었나?
장년의 부모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에필로그
삼십 년 만에 부치는 부모님 전상서
시골 부모님의 짧지만, 여운 있는 말씀 10
Author
전경일
1999년 『세계의 문학』 겨울호에 시 〈눈 내리는 날〉 외 2편으로 등단했다. 소설로 쿠바 혁명과 꼬레아노 이야기를 담은 『백 만년 동안 내리는 비』, 명화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 모델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의 1912년 조선 울산 장생포 포경기지 방문 사건을 추적한 『붉은 장미』, 불멸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를 등장시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이념적 갈등을 겪는 인간을 그린 3부작 『마릴린과 두 남자』, 피터 폴 루벤스 그림에 얽힌 인간의 욕망과 구원을 다룬 2부작 『조선남자』 등이 있다. 에세이로는 『마흔으로 산다는 것』, 『맞벌이 부부로 산다는 것』,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와 여행기 『쿠바, 한 개의 심장을 그곳에 두고 왔다』, 조선화가의 삶과 예술혼을 그린 『그리메 그린다』, 현대판 징비록인 『남왜공정』, 인문적 통찰을 담아 낸 『이끌림의 인문학』 등 42권의 저서가 있다. 2022년 소설 『조선남자』의 불어판이 『L'Homme de Coree』 제목으로 번역·출간되었다. 2020년 DMZ문학상(수필), 2024년 한국안데르센상(동화)을 수상하였다.
1999년 『세계의 문학』 겨울호에 시 〈눈 내리는 날〉 외 2편으로 등단했다. 소설로 쿠바 혁명과 꼬레아노 이야기를 담은 『백 만년 동안 내리는 비』, 명화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 모델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의 1912년 조선 울산 장생포 포경기지 방문 사건을 추적한 『붉은 장미』, 불멸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를 등장시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이념적 갈등을 겪는 인간을 그린 3부작 『마릴린과 두 남자』, 피터 폴 루벤스 그림에 얽힌 인간의 욕망과 구원을 다룬 2부작 『조선남자』 등이 있다. 에세이로는 『마흔으로 산다는 것』, 『맞벌이 부부로 산다는 것』,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와 여행기 『쿠바, 한 개의 심장을 그곳에 두고 왔다』, 조선화가의 삶과 예술혼을 그린 『그리메 그린다』, 현대판 징비록인 『남왜공정』, 인문적 통찰을 담아 낸 『이끌림의 인문학』 등 42권의 저서가 있다. 2022년 소설 『조선남자』의 불어판이 『L'Homme de Coree』 제목으로 번역·출간되었다. 2020년 DMZ문학상(수필), 2024년 한국안데르센상(동화)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