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다해 하늘나라에 간 쿠션
하늘나라에서 목소리가 묻습니다. 너는 누구냐고? 쿠션은 대답합니다. 쿠션이라고요.
그러나 목소리가 진정 듣고 싶은 것은 쿠션의 이름이 아니었습니다.
쿠션이 사랑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누구로부터 사랑받았는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를 물었습니다.
목소리는 왜 그런 것을 물었을까요? 정작 궁금한 것은 쿠션이면서 말입니다.
혹시 쿠션이 어떤 이인가를 아는 것은 그를 둘러싸고 있었던, 다시 말해서 쿠션과 관계된 이들을 통해서 알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요? 쿠션은 살아 있을 때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바늘을 생각하며 다시 태어나도 쿠션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합니다.
쿠션의 이야기를 들은 목소리는 쿠션을 안아 주었습니다. 무척 부러워하면서 말이죠.
쿠션처럼 사랑받고 쿠션처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몸 바쳐 일했다면 하늘나라에 가서도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