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법조계의 신화적 인물 김홍섭(1915-1965) 판사의 탄생 100주년이자 서거 50주년으로 사법부에서 대대적 추모행사가 있었다. 지난 3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주관한 기념식에서 기념강연을 맡았던 최종고 교수는 이번에 《사도법관 김홍섭 평전》(도서출판 나비꿈)을 출간하였다. 장면 총리는 김홍섭(바오로)을 사도 바울과 같은 ‘사도법관’이라 부를 정도로 그의 종교적 사유를 높이 평가했다. 본서는 한국의 제한된 현대사에서 어려움을 겪는 법률가이면서도 비범하게 자기성찰과 정신적 구도역정을 모색한 한 지식인을 다각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링컨 전기를 읽고 일본에 유학하여 일제시기에는 변호사로 해방 후에는 검사로서 활동하다가, 해방정국의 혼란 속에 사표를 내고 뚝섬에서 농사를 짓던 중 김병로 대법원장에 의해 판사로 임명되는 과정을 소상히 서술한다. 서울지법 판사, 전주지방법원장, 광주고등법원장, 서울고등법원장으로서 장충단집회사건, 박인수사건, 유근일사건, 경주호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재판하면서 ‘피고의 입장에서’ 형벌에 대해 고뇌하는 법관상을 조명한다. 또한 실정법에 따라 사형선고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허태영 등 사형수들을 찾아 신앙을 권유하여 ‘사형수의 대부’로 추앙받던 모습을 사형수들의 편지를 분석하여 조명한다. 그의 법철학은 이런 인간학에 기초하였고, 양형(量刑)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법조인이었음을 부각한다.
Contents
머리말
서문
축하의 말씀
초판의 머리말
서장 한 법관에의 추상
위대한 삶의 추상
사법사와 법관인격
동양문화와 서양법제도
김홍섭과의 ‘만남’
1장 인간 김홍섭의 발자취
부푼 꿈의 소년시절
출생과 유년시절 / 인생의 원초경험 / 홍안의 보헤미안
청년 법률가와 민족현실
청년 변호사 김홍섭 / 해방의 카오스 속의 검사 / 법을 초월하는 회의 / 뚝섬에서의 농사생활
폐허 위의 법사상
다시 법조계로 / 법철학 강사 김홍섭 / 폐허 위에 꽃핀 우정 / 서민호 의원 사건 / 다시 맞은 서울
종교적 구도의 세계
가톨리시즘에로의 귀의 / 《무명》과 《창세기초》 / 박인수 사건 / 정치와 법치의 논리 / 판사와 사형수 / 장충단 집회 방해사건 / 유근일 사건 /남을 위한 봉사
혁명기의 법조상
등산가와 순례자 / 춘향과 누갈다 / 혁명과 법관 /경주호 사건
영원한 법을 찾아
수필집 《무상을 넘어서》 / 정치권력과 법치주의 / 탈속의 원로법관 / 불멸의 법관상 / 무상을 넘어 상생에로 / In Memoriam 김홍섭 / 아버지와 아들 김정훈 부제 / 100주년의 사도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