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남역 살인사건의 범인에게 30년형이 내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형량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논란을 벌였다. 한 네티즌은 “그럼 30년 후에는 그 사람이 멀쩡히 강남역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된단 말이냐? 누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겠나?”라고 분개했다.
그런데 이 질문은 우리에게 범죄자의 형량 문제 외에도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바로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은 언젠가 다시 사회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살인처럼 무거운 죄뿐 아니라, 절도, 비리, 상해, 과실 등 여러 가지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사회와 격리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구금형이 영원한 격리가 아니라는 것, 영원한 격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간과한다. 재소자 역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며, 교도소는 벌을 주는 곳인 동시에 재소자가 형기를 마친 후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현대 교정학에서 말하는 교화의 기능이다.
『교정윤리: 재소자의 몸과 관계윤리』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재소자를 대하는 윤리적 기준’을 논의한 책이다. 저자인 경기대학교 박연규 철학교수는 교정윤리란 단순히 재소자에게 잘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재소자를 “지은 죄만큼의 무게로 정확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정확한 처우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교도소의 처벌의 기능도 교화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될 수 있다.
Contents
머리말
서론
1부 재소자의 몸
1장 몸과 관계자아
1 사회적 자아
2 몸의 겹 구조
3 타자로서의 몸; 거리두기와 낯설게 하기
2장 재소자의 몸
1 갇힘과 처벌
2 탈출과 수치심
3 몸 이야기
3장 재소자의 얼굴과 관계자아
1 교정 공동체
2 재소자의 얼굴
3 재소자와 교도관의 관계
2부 관계윤리와 회복정의
1장 ‘교정가족’의 탄생
1 재소자와 교도관의 대면성
2 교정의 과학기술과 윤리
3 교정가족
2장 교정윤리와 인간관계
1 교도관의 윤리
2 교정윤리의 재교육화
3 교도관의 문화의식
3장 회복정의와 관계윤리
1 회복 정의, 그리고 몸의 자율성과 관계 윤리
2 찰스 콜슨과 하워드 제어의 교정 정의
3 레비나스의 책임 정의
3부 교정의 윤리원칙과 강령
1장 교정의 윤리원칙과 윤리적 의사결정
1 윤리적 의사결정
2 상담과 사회복지의 윤리적 의사결정
3 교정에서의 윤리적 의사결정
2장 교정윤리의 규정과 윤리 담론
1 교정윤리 규정의 사례와 분석
2 교정윤리의 적용 및 평가
3 국내 교정윤리 담론
3장 교정윤리 강령
1 교도관의 자율성과 책임
2 교정윤리 강령의 구성
3 교정윤리 강령의 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