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는 인간의 삶이 근본적으로 자아가 지배하는 마음이 이끄는 자아의 삶과 영혼이 지배하는 마음이 이끄는 영혼의 삶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전제한다. 이로부터 지은이는 자아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심층적으로 각인하고 있는지를 드러내고, 또 자아의 삶과 영혼의 삶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 다음, 자아의 삶으로부터 빠져나와 영혼의 삶으로 옮겨갈 수 있는 통로를 모색한다.
이 책은 철학과 종교(신학)는 물론, 심리학과 정신분석, 사회학과 문학 등 상당히 방대한 영역을 천착한다. 또한 기존의 자아 중심의 체계를 넘어서 영혼이라는 실재를 통해 세계의 단일성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의 종교적, 철학적 시각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인간의 자아가 투사된 종교와 그런 자아의 선악을 바탕으로 성립된 철학을 비판하고 영혼이라는 실재를 중심으로 하는 지은이의 시도가 상당히 도발적인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그의 글은 매우 명쾌하고 또한 매우 논리적이다.
또한 이 책에서 전개된 내용들이 관점에 따라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지은이가 제시하는 영혼의 삶은 지금껏 자아의 욕망과 폭력에 물든 현실의 우리 삶의 모습을 반성하고 재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