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돌아갈 길”을 먼저 알아차린 시인이 있었습니다. 윤중호 시인, 느린 걸음으로 80년대(본동에 내리는 비)와 90년대(금강에서 청산을 부른다)를 살아낸 ‘소소한’ 삶을 사람들에게 중계해준, 그 스스로도 참 소박한 사람이었다. 그가 홀연 그 ‘돌아갈 길’에 깃든 지 12년이 되었습니다. 생전에 글을 쓰고 그림작가와 판면구상(손톱그림구성)까지 마쳤던 그림책 이야기가 진짜 ‘그림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햇수만큼 뒤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