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노거수의 기쁨과 슬픔을 비추는 이 책은 오랜 기간 방치되거나 사랑받아 아름드리로 자란 나무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나무 한 그루를 지켜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국내 1호 나무 전문 기자’로 알려진 저자의 수많은 현장 취재 이력이 돋보이는 책으로, [한겨레21]에 연재되었던 글을 고르고 보완해 묶었다.
철새도래지 100년 숲에 건설되는 신공항, 가혹한 환경에서도 오래 살기로 유명한 향나무가 희귀수종이 되어 절벽 끝에서만 살게 된 사연, ‘명품하천’으로 거듭나기 위해 훼손된 버드나무 수백 그루, 관광객 편의(도로 확장)를 우선시한 도시행정 기조 아래 베이는 가로수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지역민들, 산을 깎고 골프장을 지어서 자연을 살리겠다는 개발업자와 이를 용인하는 지자체 등 수백ㆍ수천 살 나무가 베이고 옮겨지는 저마다의 사정을 따라가며 이 책은 나무 한 그루를 잃는 것은 “환경문제일 뿐만 아니라 행정ㆍ자치 문제이고, 민주주의 문제”임을 드러낸다.
나무 한 그루에 얽힌 생태학적 지식은 물론, 역사ㆍ사회ㆍ문화적 맥락을 함께 짚으며 우리가 나무와 맺는 관계를 다층적으로 보이는 책으로, ‘지금 당장’을 우선하는 좁은 시야를 넘어 수백 년 전과 수천 년 후를 생각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재료로서의 나무’에서 ‘이웃으로서의 나무’로 관계 전환의 실마리를 전해준다. 나무 한 그루에서 뻗어나가는 생명의 연쇄가 궁금한 사람들, 나무와 관련한 현안과 쟁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노거수가 사는 지역을 탐방해보려는 사람들에게 소중히 다가갈 책이다.
Contents
이야기를 시작하며
1. 나무 할머니 나무 할아버지
1. 안동 은행나무 - 오리발, 공손수
2. 창년 모과나무 - 숨은 고수를 찾습니다
3. 부산 회화나무 - 펑펑 울어버릴 것만 같은
4. 영암 이팝나무 - 대통령의 나무가 되길 거부한다
5. 의령 느티나무 - 도계 긴잎느티나무의 속은 누가 채웠나
2. 길에 선 나무
6. 청주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 - 달콤한 그늘
7. 서울 보라매공원 포플러 길 - 위험 수목이라는 위험
8. 제주 구실잣밤나무 길 - 반짝반짝 빛나는 나뭇잎 숲
9. 제주 비자림로 삼나무 숲길 - 미국의 거인 삼나무들이 산불로 떼죽음을 당한 뜻밖의 이유
3. 물이 좋은 나무
10. 대구 왕버들 숲 - 그 유연한 버드나무마저 떠났다
11. 전주 버드나무 숲 - 버드나무 한 잎의 향연
12. 동해안 향나무 숲 - 향나무 그루터기에 여덟 명이 올라앉았다는데
13. 군산 간척지의 팽나무 노거수 - 서울에서 팽나무를 만나면
4. 숲에 사는 나무
14. 서울 봉산 - 위대한 개척자를 위하여
15. 고양 산황산 - 보호수라는 뻔뻔한 거짓말
16. 지리산 가문비 숲 - 질문이 잘못된 것 아닐까요
17. 가덕도 산서어나무-동백나무 숲 - 동박새 한마리만큼이라도
5. 사람과 나무
18. 원주 상수리나무 - 우리는 참나무 나라에 삽니다
19. 광주 수피아여자고등학교 로뎀나무 - 무릎뿌리에 반응하기
20. 진주 중원로터리 나무 신 -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온 나무 신
21. 서울 궁산 나무 지도 - 달빛 향기
참고문헌
주
Author
김양진
강원도 북평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철학을 배웠다. 시간이 좀 지나서는 농학도 공부했다. 지금은 서울 홍제천과 불광천 사이 낮은 언덕 비탈에 산다. 북한산에서 한강으로 내달리는 무수한 산줄기 중 하나인 만리재에 있는 한겨레신문사가 일터이다.
나무와 숲의 입장에서 이들의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프지만 사랑받는 나무와 숲을 만났다. 고통받는 도시 나무들을 만났고, 나무와 숲을 지키는 사람들을 소개했고, 숲을 죽이는 각종 제도와 정책을 고발했다. 생태 분야 취재에 집중한 지 4년쯤 됐다. 이참에 일일이 세어보니 취재한 기사가 100건가량 된다.
강원도 북평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철학을 배웠다. 시간이 좀 지나서는 농학도 공부했다. 지금은 서울 홍제천과 불광천 사이 낮은 언덕 비탈에 산다. 북한산에서 한강으로 내달리는 무수한 산줄기 중 하나인 만리재에 있는 한겨레신문사가 일터이다.
나무와 숲의 입장에서 이들의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프지만 사랑받는 나무와 숲을 만났다. 고통받는 도시 나무들을 만났고, 나무와 숲을 지키는 사람들을 소개했고, 숲을 죽이는 각종 제도와 정책을 고발했다. 생태 분야 취재에 집중한 지 4년쯤 됐다. 이참에 일일이 세어보니 취재한 기사가 100건가량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