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서균렬 명예교수가 들려주는 인문학으로 풀어본 원자핵 이야기를 담았다. 원자핵이 무엇인지, 핵분열과 핵융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인류와 핵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더불어 핵발전소와 핵폭탄의 위험성, 우리나라 핵 연구와 핵발전소의 역사, 세계 각국의 핵무기 개발 과정과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준다. 서균렬 교수의 핵 연구를 위한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구성된 이 책은 핵에 대한 최신 과학적 정보와 함께 인문학적인 성찰을 통해 핵에 대해 쉽게 알려준다.
저자는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핵이 지배하던 세상을 지나 인공지능이 군림하는 시대의 초입에 이미 들어섰다고 말한다. 달을 정복하고 화성을 탐사한 인류가 머지않아 외계로 여행을 다니게 될 것인데, 그때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며 왜 부질없이 핵으로 반목하고 서로를 위협하며 시간을 허비했는지, 왜 철학에서 위안을 찾지 않고, 인문에서 구원을 받지 않았는지 반문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서 교수는 우리가 원자력으로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미래 세대가 핵폐기물 같은 문제를 수습해야 하기에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한다. 핵은 이제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핵무기로 상대국가를 위협하며, 핵발전소에서 얻은 전기를 통해 풍요를 추구하던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핵발전소와 관련해서는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안 짓느니만 못하다고 지적한다. 지금 있는 발전소를 최대한 활용하되, 서서히 대체 에너지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너지 정책은 ‘원자력이 답’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한 사람들이 결정해서는 안 되며, 환경과 우리 삶과의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학이 아닌 인문적 관점에서 거시적 안목으로 핵에 대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핵으로 인한 모든 부작용은 핵의 도구화에서 비롯했다고 지적한다. 핵을 이용하면서 목적과 맥락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제는 핵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인문적 관점에서 정리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핵은 이제 초국경, 초세대, 초과학의 사안이기에 과학으로 묻고 과학으로 답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인문학의 관점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저자는 세상 모든 것이 태어나고, 소멸하지만 핵은 영원하다고 말한다. 우주가 탄생했을 때나 지금이나 핵은 여전히 핵이며, 별의 먼지였다가 셀 수 없이 많은 우연을 거쳐 ‘나’라는 생명으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우연한 핵의 결합으로 잉태되고, 성장하고, 늙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기에 핵과 함께 윤회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핵을 알면 알수록 철학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Contents
머리말: 인문학으로 풀어본 원자핵
1부. 핵과 나
25시
여로에 오르다
처음 본 순간
공학과 인문 사이
가을의 전설
핵무기 특수문제
유럽에서의 사계
양날의 검
2부. 핵이란
사고에 확률은 없다
핵마피아
안핵, 처음부터 끝까지
필로소피아 - 프린시피아
우주와 양자, 대폭발
문명의 변곡점
3부. 세계와 핵
새로운 유혹
오펜하이머의 비가
보이지 않던 방사선
핵과 기후 위기
천연 원자로
핵발전 연대기
대형 사고들
은폐된 진실
4부. 진실의 힘
수소폭탄의 그림자
너도나도 핵무기
후쿠시마는 지금도
손바닥으로 해 가리기
무엇이 괴담인가
한반도는 안전한가
5부. 다음 핵을 찾아서
우리나라 핵 역사
핵은 깨끗하고 안전한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핵을 품은 지구
핵이 저물어간다
인문핵을 위하여
Author
서균렬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원자력과 한국원자력 연구소를 거쳐 국비유학시험에 수석 합격해 MIT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하버드대학에서 ‘Managing the Atom’을 연수했다. 프랑스전력청 객원 연구원, 웨스팅하우스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이후 1996년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2021년 정년퇴임했다.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태평양원자력협회 회장, 한국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 이사장, 미국원자력학회 국제이사, 필로소피아 대표, 프린시피아 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원자력과 핵무기에 관한 교양서적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원자력과 한국원자력 연구소를 거쳐 국비유학시험에 수석 합격해 MIT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하버드대학에서 ‘Managing the Atom’을 연수했다. 프랑스전력청 객원 연구원, 웨스팅하우스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이후 1996년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2021년 정년퇴임했다.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태평양원자력협회 회장, 한국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 이사장, 미국원자력학회 국제이사, 필로소피아 대표, 프린시피아 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원자력과 핵무기에 관한 교양서적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