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펑펑 온 세상을 뒤덮어 버릴 것처럼 내리는 겨울 날, 점점이 흩날리는 눈발에도 파란 하늘에는 솜털처럼 포근포근한 구름이 이불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하늘이 비쳐 더 새파란 강물 속에는 큼직한 물고기들이 한 곳을 향해 묵묵히 유영하고 있습니다.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이 풍경 속에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지하철이 보입니다.
“얼마나 더 가야 남극에 닿을까요?
소복소복 소리 없이 눈이 내리고,
꾸벅꾸벅 소리 없이 눈이 감깁니다.”
이 그림을 들여다보노라면 그림을 그린 작가는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겠구나 싶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힘들지만 묵묵히 살아온 세월이 느껴집니다. 쏟아지는 눈 속을 뚫고 자신이 가고 싶었던 남극을 향해 나아가는 지하철이 작가 자신의 모습만 같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는지, 왜 그리도 많이 지하철 그림을 그리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김성찬 작가는 사람의 눈을 마주치고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스스로 말할 수 없는 그는 자폐성 발달 장애를 가졌습니다.
Author
김경화,김성찬,권은정
성균관대학교 아동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들어가 영화 연출을 공부했습니다. 『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로 제 1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기획 부문 대상을 받았고, 기획 집단 청동말굽의 이름으로 『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구경거리 이야깃거리 넘치는 우리 옛 장날』『문이 들려주는 한국사 이야기』 등 많은 어린이책을 썼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아동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들어가 영화 연출을 공부했습니다. 『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로 제 1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기획 부문 대상을 받았고, 기획 집단 청동말굽의 이름으로 『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구경거리 이야깃거리 넘치는 우리 옛 장날』『문이 들려주는 한국사 이야기』 등 많은 어린이책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