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는 날입니다. 어른들은 이삿짐을 옮기느라 정신이 없고,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정든 집에 작별 인사를 하기로 했어요. 로지와 제이콥이 앞장서고 클레어는 조용히 그 뒤를 따랐어요. 세 아이는 먼저 오두막으로 갔습니다. 튼튼한 나무 위에 있던 오두막은 아이들만의 비밀 장소였지요. 제이콥은 오두막에 오르다 멈추고는 나무를 꼭 끌어안았어요. 그렇게 오두막과 인사를 나눈 아이들은 토끼를 묻은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도착한 제이콥은 민들레를 따 토끼 무덤 위에 흩뿌렸어요. 그러고는 말했어요. “토끼도 데려가고 싶어.” “안 되는 거 알잖아.” 로지가 제이콥을 타일렀어요. 다음은 놀이터 차례입니다. 매일 놀던 곳인데 아이들에게는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졌어요. 장난감은 사라졌고 모래밭만 남아 있었거든요. 로지와 제이콥은 모래밭에 ‘안녕’이라는 글자를 쓰고, 클레어는 입을 꼭 다물고 한 쪽에 서 있었습니다.
집밖 여기저기에 인사한 아이들은 다시 집안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클레어가 사라진 걸 알게 되었어요. 로지와 제이콥은 클레어를 찾아 마당과 부엌, 거실, 앞마당을 차례로 들렀어요. 그리고 마침내 클레어의 방에서 클레어를 찾았어요. 클레어는 텅 빈 자기 방에서 자기만의 인사를 하고 있었어요. 아주 특별한 마지막 인사였어요. 로지와 제이콥도 함께한, 클레어의 특별한 작별 인사는 어떤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