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한 사회의 지적 성장을 오롯이 책임진 편집자들의 시대
20세기 후반 일본 인문 출판의 찬란한 시절을 담은
미스즈서방 편집자 가토 게이지 유고 산문집
일본의 대표적 인문 출판사인 미스즈서방에서 1965년부터 2000년까지 35년간 편집자로 일한 가토 게이지의 회고록이다. 1946년에 창립한 미스즈서방은 한나 아렌트, 카를 슈미트, 레비스트로스, 롤랑 바르트 등 서구 지성들의 저작을 번역 출간하는 한편 마루야마 마사오, 후지타 쇼조 등 당대 일본 사상가들과도 활발히 교류해온 일본의 저명 출판사이다. 국제 출판 교류의 현장에서 ‘꿈같은 출판사’라는 찬사를 받는 미스즈는 일본이 축적한 거대한 번역 문화를 증명하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 문명에 관한 지식을 얻으려면 일본어를 습득하면 된다, 일본어로 다 준비되어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 문화는 막대한 양의 번역서가 든든히 뒤를 받쳐왔다. 20세기 후반 번역 문화의 중심에는 미스즈서방이 있었고, 가토 게이지는 그곳의 2대 편집장이었다. 이 책은 탐독의 즐거움을 일찌감치 깨달은 한 소년이 인문서 편집자가 되어 제너럴리스트다운 면모를 십분 발휘하며 일한 사적 회고이자, 뛰어난 편집자들이 당대의 주요 사상과 지식을 앞 다투어 소개하며 일본 사회의 지적 성장을 이끌던 ‘편집자의 시대’를 증명하는 역사적 기록이기도 하다.
Contents
머리말
1부 한 인문서 편집자의 회상
1장 내 안의 DNA
2장 살아남은 사람
3장 병아리 오리엔탈리스트
4장 오비 도시토와의 만남
5장 1970년대에는 열심히 일했다
6장 1980년대 이후
7장 두 개의 전람회
2부 내가 만난 사람들
1장 번역가 소묘
오쿠보 가즈오 / 나카노 요시유키 / 마쓰우라 다카미네 / 고바야시 히데오 / 이시가미 료헤이 / 이나바 모토유키 / 미야케 노리요시 / 우사미 에이지 / 나카지마 미도리 / 이케베 이치로 / 볼프강 샤모니
2장 삶은 달걀과 주먹밥 - 오카모토 도시코 씨 이야기
3장 조금 옛날 이야기 - 미스즈서방 구사옥 이야기
4장 나는 얼굴도 못생긴 데다가 상냥하지도 않아 - 『푸레이 집안의 편지』와 그 편집자
5장 당신은 이 세상 사월의 하늘 - 중국의 국장을 디자인한 여성
6장 도다 긴지로 부자 이야기
3부 내가 만난 책들
1장 마루야마문고에 소장된 오규 소라이 관계 자료들
2장 세 개의 『호겐모노가타리』
3장 책장 한구석에서
뉴욕공공도서관 / 쿠란의 중국어 번역가 / 비자야나가라 왕국의 수도에서
4장 타문화 이해를 체현한 책의 형태
후기
옮긴이의 말
색인
Author
가토 게이지,임경택
1940년생으로 도쿄대학 문학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미스즈서방에 입사해 인문서 편집자로 일하며 한나 아렌트, 카를 슈미트, 버트런드 러셀, 마루야마 마사오, 후지타 쇼조 등의 저작을 편집했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미스즈서방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05년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오키나와 출판인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출판인회의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왕단의 『중화인민공화국사 15강』을 일본어로 옮겼고, 자신의 편집자 이력을 회고한 이 책의 마지막 교정을 보던 중 2021년 4월 세상을 떠났다.
1940년생으로 도쿄대학 문학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미스즈서방에 입사해 인문서 편집자로 일하며 한나 아렌트, 카를 슈미트, 버트런드 러셀, 마루야마 마사오, 후지타 쇼조 등의 저작을 편집했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미스즈서방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05년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오키나와 출판인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출판인회의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왕단의 『중화인민공화국사 15강』을 일본어로 옮겼고, 자신의 편집자 이력을 회고한 이 책의 마지막 교정을 보던 중 2021년 4월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