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평생 못 할 줄 알았는데….”
조금은 느리지만, 차근차근 쌓아가는 운전 능력 마일리지
사실 서울같이 큰 도시에 살면서 굳이 운전할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딱히’라고 답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실제로 운전면허를 따고 바로 운전을 시작하는 사람의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면허를 취득해도 자동차 구매부터 세금, 유지비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은 데다가, 대중교통이 잘 마련되어 있고 택시가 도로에 즐비한 도시에선 차 없이도 크게 불편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만약 먼 곳으로 직장을 옮겨야 한다면 어떨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난다면?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부모님이 더 이상 예전처럼 젊지 않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면?
신간 『난생처음 운전』은 대중교통이 없다시피 한 신도시로 이사 오면서 7년 동안 묵힌 장롱면허의 먼지를 털어 내고,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게 된 작가의 운전 일지와 차에 관한 추억을 담은 에세이이다. 겁 많고 길치인 작가에게 운전은 되도록 피하고 싶은 것이었지만 새로운 동네에는 버스 노선이 한두 개뿐이었고 그마저도 배차 간격이 짧으면 40분, 길면 한 시간 반이었다. 가까운 슈퍼도 없어 마트에 갈 때조차 차를 타고 가야 했다. 더 이상 운전을 미룰 수 없게 된 것이다.
처음엔 운전하기 전날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긴장했다. 도로 위에서 울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매일 하다 보니 조금씩 할 만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다 지금은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은 정도가 됐다. 게다가 운전을 시작하고 보니 잊고 살았던 정겨운 시절의 기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되살아났다. 이렇게 좋은 걸 이제야 알았다니. 이 책을 읽는다면 운전에 대한 당신의 생각도 바뀔지 모른다.
Contents
프롤로그 오늘도 무사히
1장 운전은 평생 못 할 줄 알았는데
서른일곱에 시작한 운전
운전을 책으로 배운 사람
길치가 운전하면
도로에서 만난 다정한 배려
비상등으로 말해요
좌회전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주차 자리 찾다가 벤츠를 박을 뻔했다
언제, 어디서든 숄더 체크
셀프 주유와 세차 기계
탈출 ‘초보 운전’
혼자 친정에 내려간 날
고속버스터미널을 왜 못 가니
2장 우리는 함께 차를 타고
엄마의 빨간 티코
남편의 파란색 첫 차
아마도, 아빠의 마지막 차
세 번의 중고차와 한 번의 신차
처음이자 마지막 우정 여행
남편이 아프면
그 옛날의 라이딩
캠핑카를 타고 온 친구
뒷자리 승객의 대화를 엿들으며
아빠 내비게이션
첫 딱지의 현장
엄마, 뒤에 타
우리는 함께 차를 타고
3장 고수는 아니지만
아이의 덕질을 위하여
다시 초보로
6개월 만에 온 연락
차계부를 쓰다
둘은 내 것인데, 하나는 누구의 것인가?
후진은 창문 내리고
울면서 하는 운전
야외 주차의 애환
경계석을 들이받은 첫 사고
일주일을 뚜벅이로 살아 보니
밤 운전은 피하고 싶지만
빨간 스포츠카의 유혹
에필로그 그날의 운전을 복기하며
Author
김진경
장롱면허를 꺼내 운전을 시작한 에피소드로 채널예스 에세이 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도로 위 외로운 섬처럼 고립되기 일쑤지만 굴하지 않고 매일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다. 운전이 익숙해질 때도 됐으나 여전히 초보 운전자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사는 중이다. 출판 편집자로 일했으며, 지은 책으로 『마당 있는 집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가 있다.
장롱면허를 꺼내 운전을 시작한 에피소드로 채널예스 에세이 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도로 위 외로운 섬처럼 고립되기 일쑤지만 굴하지 않고 매일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다. 운전이 익숙해질 때도 됐으나 여전히 초보 운전자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사는 중이다. 출판 편집자로 일했으며, 지은 책으로 『마당 있는 집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