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한 번 더 도약하여 세계의 중심부로 진입할 것인가?
역사는 반복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간다. 망국(1910)의 문제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왜 오백 년을 지탱해 온 조선왕조가 서세동점이라는 거센 풍랑에 휩쓸려 침몰했는가? 그 역사적 배경과 원인을 따져보고 그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문제의식이 이 책에는 담겨 있다.
저자는 말한다. “1910년 8월 대한제국은 소멸했다. 오백 년 조선왕조가 스러졌다. 왕실(황실)은 무기력했고 지배층은 무능했다. 그들은 중화사상에 바탕을 둔 천하관, 유교 중에서도 특히 이단 배척에 날카로웠던 성리학적 이념체계, 그리고 땅에 뿌리를 내린 농본주의적 사고와 경제구조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들은 과거의 시간과 공간에 갇혀 변화하는 세계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들은 중국 중심의, 대륙 중심의, 유교 중심의, 농경 중심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었다. 그 결과가 망국이었다.”
저자는 또 말한다. “우리는 그 망국의 교훈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시대적인 전환기, 특히 문명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에는 지체하거나 망설일 여유가 없다. 이른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위기의식과 절박함이 없다면, 누구든 시대의 큰 흐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떠한가? 미래도 현재도 아닌 과거사 논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지 아니한가? 그 바탕에는 냉전적 사고가 깔려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좌파냐 우파냐는 진영 논리에 더해 세대와 성별 갈등마저 겹치다 보니 우리 사회에서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의제 설정 자체가 봉쇄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지난 세기 대한제국의 몰락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과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의 방향을 모색하려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망국’의 역사와 관련하여 일급 자료로 평가받는 텍스트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에 더해 저자만의 참신한 시각과 설득력 있는 글쓰기가 곁들여지기 때문이다.
Contents
책을 내며
서설: 망국, 그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1장 창해자, 〈황실비멸국지이기〉
1. 망국의 책임을 묻다
2. 〈양의사합전〉: 충신과 의사
3. 창해자, 그는 누구인가?
제2장 황현, 《매천야록》
1. 황현, 당대의 역사를 기록하다
2. 흥선대원군 섭정기 (1864~1873)
3. 고종·민비 공동집권기 (1874~1895)
4. 고종 일인통치기 (1896~1907)
5. 망국의 풍경(1)
제3장 윤치호, 《일기》
1. 윤치호, 내면의 기록을 남기다
2. 개화당 활동기 (1883~1884)
3. 외국 망명과 수학기 (1885~1894)
4. 국내 활동기 (1895~1905)
5. 망국의 풍경(2)
제4장 나라 밖의 나라 ― 외신대한
1. 경계를 넘다: 추방과 망향
2. 오욕의 한반도: 〈망국민책망국노〉
3. 임금 없는 세상: 제국에서 민국으로
에필로그: 망국, 그 역사적 교훈은 무엇인가?
주석
참고문헌
Author
고정휴
고려대학교 사학과(문학박사) 한국근현대사 전공했으며, 현재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다. 개인 저술로는 『이승만과 한국독립운동』(2004, 학술원 우수도서, 월봉저작상 수상), 『현순 :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의 숨은 주역』(2016, 세종도서 선정) 등이 있다. 『이화장소장 우남이승만문서 동문편』(전 18권)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자료집』(전 45권)편찬에도 참여했다. 2001년에 와세다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의 방문학자로 지내면서 환태평양의 국제관계와 지역학 성립 문제에 관심을 갖다. 최근에는 〈태평양의 발견과 조선인의 세계 인식〉을 다루는 세 편의 연속 논문을 발표하고 단행본 출간을 준비 중이다.
고려대학교 사학과(문학박사) 한국근현대사 전공했으며, 현재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다. 개인 저술로는 『이승만과 한국독립운동』(2004, 학술원 우수도서, 월봉저작상 수상), 『현순 :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의 숨은 주역』(2016, 세종도서 선정) 등이 있다. 『이화장소장 우남이승만문서 동문편』(전 18권)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자료집』(전 45권)편찬에도 참여했다. 2001년에 와세다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의 방문학자로 지내면서 환태평양의 국제관계와 지역학 성립 문제에 관심을 갖다. 최근에는 〈태평양의 발견과 조선인의 세계 인식〉을 다루는 세 편의 연속 논문을 발표하고 단행본 출간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