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대량학살자의 밝혀지지 않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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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5/02/28
Pages/Weight/Size 140*205*50mm
ISBN 9791169093590
Categories 역사
Description
잊힌 논문, 잃어버린 인터뷰, 묻힌 증거로 가득한 연구
1300페이지 분량의 녹취록 분석
“아렌트는 지나치게 성급하고 위험했다”
*독일 NDR 도서상*
*『뉴욕타임스』 2011 최고의 책*
*유대인 전국 도서상 최종 후보*
*컨딜 역사문학상 최종 후보*

왜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이 중요한가

1906년 10월 14일, 한나 아렌트가 태어났다. 그보다 7개월 앞선 3월 19일, 아돌프 아이히만이 세상의 빛을 봤다. 동갑내기 두 사람은 유대인 학살을 둘러싼 피해자-가해자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주인공 삼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썼다. 아이히만 역시 자신을 주인공 삼아 『다른 이들이 말했고, 이제 내가 말할 차례다!』를 썼다.

아렌트는 1961년 예루살렘 재판을 참관한 뒤 이 책을 썼지만 후대의 학자들은 문서고에서 굽은 등을 하고 아이히만이 남긴 자료를 추적하며 읽고 해석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을 쓴 슈탕네트가 그중 한 명이다. 아이히만이 악필로 쓴 원고를 잇는다면 길이가 총 240킬로미터에 달하는데, 그녀는 이 자료들을 손에 넣는 대로 읽었다. 그러고는 “아렌트가 너무 성급하고 무엇보다 위험”했다고 평가한다. 아렌트 책 출간 이후 50년 만의 반박이다. 이런 평가는 아렌트의 저술 이후 수십 년간 연구가 누적됐고, 자료가 계속 수집됐으며, 통계 데이터가 산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제 고쳐 말하자면 아이히만은 “악의 평범성”의 상징이 아니라, 매우 노련하고 체계적으로 유대인을 학살했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은 예루살렘 법원에 서기 전 아이히만의 생을 쫓는다. 아렌트의 책은 현재적 가치를 여전히 갖는다. 다만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광적인 칸트 애호가로서 쓴 상세한 기록물은 물론이고, 급진적 신학자 윌리엄 헐과 종교철학을 두고 논쟁한 사실도 알지 못했다. 또한 법정에서 아이히만이 자신의 최후 진술을 대부분 칸트의 말로 채웠다가 변호사에게 제지당했다는 사실도 몰랐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철학도처럼 보이려 한다는 점은 간파했지만, 이것이 어리석은 허영심과 철학 지식의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

아이히만이 망명지 아르헨티나에서 가졌던 대담의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의 존재는 오랫동안 알려져왔지만, 그 품질이 좋지 않아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철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슈탕네트는 이 테이프들을 해독하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자료들과 함께 정리해 아이히만에 대한 완전한 분석을 제공하려 한다.

850쪽이 넘는 이 책의 전반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아이히만의 모습과 전후의 도주생활을 조명한다. 그는 신분증 위조, 여러 개의 가명, 도주 경로에 대한 거짓말 흘리기 작전 등으로 도피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 정착해서는 자신을 숨기지 않았다. 이름과 존재를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강했기 때문이고, 유대인 1030만 명이 아니라 600만 명밖에 죽이지 못한 것이 통탄스러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족을 아낀 그는 도주 기간에 아내와의 사이에서 넷째를 출산하기까지 했다.

아이히만은 아렌트가 언급했듯이 “참으로 적당한 정신적 재능”과 “판단 능력의 부재” 및 “자기표현에 무능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에서 아이히만을 300시간 동안 심문했던 아브너 레스는 그를 “충분한 지식을 갖추었고, 매우 지적이며 노련하다”고 묘사했다. 아이히만은 모든 텍스트를 자신의 쓸모에 따라 왜곡하는 지적 체계를 가졌지만, 어쨌든 그는 칸트 외에도 니체, 플라톤, 쇼펜하우어를 인용하고 심지어 유대인인 스피노자의 텍스트까지 끌어들여 자기 변론을 하던 사람이었다.
Contents
한국어판 서문
주요 등장인물
서론

1장 “제 이름은 상징이 됐죠”

1. 공적 삶으로의 길
2. 전후의 이력
3. 익명성 혐오

2장 막간극

근동으로의 가짜 흔적

3장 아르헨티나의 아이히만

1. “약속의 땅”에서의 삶
2. 고향 전선
3. 우정의 작업

4장 이른바 사선 인터뷰

1. 작가 아이히만
2. 대화하는 아이히만

5장 안전하다는 착각

6장 역할 변경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7장 막후극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Author
베티나 슈탕네트,이동기,이재규
1966년생의 독일 철학자이자 역사학자다. 함부르크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이마누엘 칸트와 근본적 사악함」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논문은 『솔직함의 문화』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18세기의 반유대주의를 다룬 글을 쓰고, 계속 ‘거짓말’에 대하여 연구했다.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Eichmann vor Jerusalem, 2011)으로 독일 NDR 도서상(논픽션 부문)을 수상하고, 2015년 컨딜 역사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뉴욕 타임스』는 이 책을 2011년 최고의 책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최근 『사악한 생각』(2016), 『추악한 안목』(2018)을 펴냈다. 2007년에 출간된 소설 『데카르트의 딸』(메에스터 형제 집필)에서는 칸트 책을 편집해 장미기사단의 비밀을 폭로하는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 되기도 했다.
1966년생의 독일 철학자이자 역사학자다. 함부르크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이마누엘 칸트와 근본적 사악함」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논문은 『솔직함의 문화』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18세기의 반유대주의를 다룬 글을 쓰고, 계속 ‘거짓말’에 대하여 연구했다.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Eichmann vor Jerusalem, 2011)으로 독일 NDR 도서상(논픽션 부문)을 수상하고, 2015년 컨딜 역사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뉴욕 타임스』는 이 책을 2011년 최고의 책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최근 『사악한 생각』(2016), 『추악한 안목』(2018)을 펴냈다. 2007년에 출간된 소설 『데카르트의 딸』(메에스터 형제 집필)에서는 칸트 책을 편집해 장미기사단의 비밀을 폭로하는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