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적 없이 사라졌다
태어나는 순간 어머니와 떨어졌고
낯선 땅으로 보내졌다
이 책은 산산이 부서진 우리의 첫 번째 목소리다
‘없는 존재’로서 자기 자신을 입증하다
이 책에는 마흔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한 목숨, 한 생애가 손바닥만 한 지면에 담겼다. 세상에 태어났지만 결과적으로 친부모에게, 가족에게, 국가와 사회에게 없는 사람이 된 이들은 존재를 스스로 입증하며 살아야 했다. 이 책의 제목이 ‘자기 자신의 목격자들’인 이유다. 다행인 것은 이들 해외 입양인이 자기 서사를 엮어낼 만큼의 세월을 통과해왔다는 사실이다(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만 제외하고. 그녀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뿌리, 정체성, 땅에 발 딛고 있다는 감각이 이들에게는 결여되어 있다. “뿌리가 없으면 아무것도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뿌리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이들이 한국 땅을 찾는 이유다. 하지만 손에 쥐어지는 정보는 거의 없고 여태 간직해온 환상만이 산산이 부서진다. 당신의 친어머니는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해외로 입양시킨 게 아니며, 당신은 고아도 아니고 납치되거나 거래된 상품이었을지 모른다는 팩트를 접하면서 이들의 세계는 무너진다. 이들이 아기 때 출국하며 몸에 지녔던 서류는 대부분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Contents
머리말
첫 번째. 입양인이 목숨을 던질 때 대한민국 사람은 아무도 통곡하지 않았어_김 톰슨
두 번째. 진실 앞에서 무너지거나 흔들리지 말 것_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
세 번째. “네 장애 때문에 너를 데리고 휴가 가는 건 너무 힘들어”_니아 토프타게르
네 번째. 한 인간에게 닥친 비자발적 장애와 같은 것_안 안데르센
다섯 번째. 맥락 없는 삶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_에리카 블릭만
여섯 번째. 유괴되어 입양됐다가 35년 만에 친가족을 만나다_미아 리 쇠렌센
일곱 번째. 제 아내는 열세 살에 입양됐습니다_신광복
여덟 번째. 저는 아시아 최고의 여성 먹기 대회 챔피언입니다_메리 바워스
아홉 번째. 우리는 두 번이나 만났는데, 왜 엄마는 더 이상 연락을 받지 않는 걸까요_레나테 판 헤일
열 번째. “이 여자 아기는 많이 웁니다”_리브 마리 멜비
열한 번째. 외조부모가 딸의 동의 없이 해외로 두 손자를 입양시키다_황미정
열두 번째. 평생 외국인 취급을 받는 데 지쳤습니다_앨리스 안데르센
열세 번째. 우리에게 DNA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한 이유_에바 란 호프만
열네 번째. 잘 지내고 있다고 안심시켜드리고 싶습니다_미에 슐리히터
열다섯 번째. 서양으로 입양된 것은 행운일 수가 없습니다_잉에르-토네 우엘란 신
열여섯 번째. 생명을 갖고 노는 것은 쓰레기 같은 일이에요_마야, 로라, 클라라
열일곱 번째. 양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시작된 친가족 찾기_루이스 힐레루프 한센
열여덟 번째. 우리가 입양한 게 올바른 일이 아님을 본능적으로 깨달았습니다_벤트 쇠렌센, 릴리안 쇠렌센
열아홉 번째. 가짜 친부모와 재회하다_미카엘라 디츠
스무 번째. 내 이야기는 산산이 부서졌다_말레네 베스테르고르
스물한 번째. 친어머니가 저를 버린 이유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습니다_안야 케르 콜
스물두 번째. 우리는 속았습니다_비타 케르 콜, 아이네르 케르 콜
스물세 번째. 성북동 골목을 돌아다니며 어머니를 떠올리다_제인 마이달
스물네 번째. 엄마를 찾지 못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에요_카렌 필리프 아르베센
스물다섯 번째. 26년이 지난 지금 우울감과 무력감이 밀려옵니다_요안 랑
스물여섯 번째. 제 몸과 영혼은 항상 당신을 기억하고 사랑할 것입니다_보르 베눔
스물일곱 번째. 저는 제 트라우마를 방치하지 않을 겁니다_마리 로에
스물여덟 번째. 쉰 살인 저는 한국어로 제 이름도 못 쓰는 ‘문맹’입니다_마리안네 옥 닐센
스물아홉 번째. 공범자가 된 양아버지는 무너지셨다_영 피런스
서른 번째. 가족을 잃고 산다는 것은_신지원
서른한 번째. 할머니 집에 간다던 딸을 수십 년 뒤 미국에서 찾았습니다_한태순
서른두 번째. 불안하고 조급한 나의 결핍을 메워줄 나라_신서빈
서른세 번째. 포기와 거래_마리 루이스 왕
서른네 번째. 양부모의 학대를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_수산나 킴 페데르센
서른다섯 번째.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은 공허함을 떨치지 못합니다_요아킴 베른
서른여섯 번째. 저는 아기 사냥의 희생자일까요?_메이브리트 코드
서른일곱 번째. 신의 선물이 겪은 어둠_크리스티나 호펜시트 닐센
서른여덟 번째. 사랑하는 아버지께_김동희
서른아홉 번째. 입양은 모든 아이를 비통에 빠뜨린다_앨리스 플릭베이르트
마흔 번째. 입양인의 자녀도 자기 인생의 이야기를 완성 못 합니다_마이테 민 탐 마음 장놀랭
마흔한 번째. 여자는 어머니에게 안아달라 말 못 하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_마야 리 랑그바드
마흔두 번째. 법적 고립을 넘어서_한분영
마흔세 번째. 알 권리는 왜 중요한가?_페테르 묄레르
맺음말
Author
한분영,페테르 묄레르,제인 마이달,황미정,안철흥
1974년에 태어났다. 생후 3개월경 덴마크로 입양돼 작은 도시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자랐다. 스포츠를 좋아해 고등학생 때 태권도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 당시 태권도 코치인 고태정 사범을 통해 한국을 처음 접했다. 2002년 한국에 왔고, 현재 서울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 입양인들을 위해 일한 공로로 YWCA 제21회 한국여성지도자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덴마크한국인 진상규명 그룹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1974년에 태어났다. 생후 3개월경 덴마크로 입양돼 작은 도시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자랐다. 스포츠를 좋아해 고등학생 때 태권도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 당시 태권도 코치인 고태정 사범을 통해 한국을 처음 접했다. 2002년 한국에 왔고, 현재 서울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 입양인들을 위해 일한 공로로 YWCA 제21회 한국여성지도자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덴마크한국인 진상규명 그룹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