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이 특별하다. 걸어서 도시를 탐방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못생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못생긴 서울’은 대체 어떤 서울일까. 궁금증이 유발된다. 저자는 현직 일간지 기자다. 건축학도 출신이지만 방향을 틀어 좀 더 현실과 밀도 높은 대화를 나누는 직업을 선택함으로서 인생의 진로를 변경했다. 그는 도시의 ‘못생긴’ 곳들을 골라서 걸어다녔다. 이른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중계동의 ‘백사마을’, 경사도가 60~70도에 이르는 가파른 골목길이 회오리치는 다산동 주택 밀집 지역, 정화조가 없는 집들이 많아 똥냄새가 진동하고, 불이 나도 골목이 좁아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창신동, 비행기 빼고는 다 만들어낸다는 기술 장인들이 몰려 있는 청계천 인근과 세운상가 등이 저자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든 곳들이다.
이곳들이 이른바 ‘못생긴’ 서울이다. 살기에 불편하고, 소음을 유발하며, 미관상 좋지 않은 삼박자를 갖춘 ‘재개발’의 이슈를 품고 있는 공간들이다. 하지만 말이 재개발이지 그것에 착수하는 순간 벽에 부딪치게 되고, 끝내 재개발 계획이 백지화되거나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도시는 ‘못생긴’ 부분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개발이라는 경제논리로는 넘어설 수 없는 도시의 오래된 생태 논리를 저자는 직접 발품을 팔아 찾아다녔다.
Contents
발걸음을 옮기며
1. 뭔가 수상한 재개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 달동네와 10명의 건축가
2. 그때 그 마을의 기억
여기는 민속촌이 아닌데 | ‘터 무늬’ 있는 백사마을
3. 진짜 사람이 남는 마을로
무엇이 공동체를 만들까 | 20퍼센트만 남는 재개발 | 반半이라도 남는다는 꿈
| 다시 정산하는 재개발 비용
(백사마을의 시간) 버스가 하루 두 번만 다니던 곳
4. 골목이 회오리치는 동네
토막촌, 판자촌, 빌라촌 | 똥냄새 난다는데 왜 아직도
5. 덩칫값을 못 하는 아이러니
헌 집 줬는데 새집이 없다니 | 재개발 셈법이 말하지 않는 것
6.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폐허에서 나타난 사람들 | 노인에게 하지 않은 질문
7. 신림 반지하와 종로 고시원
반지하라는 합리적 선택 | 고시원이라는 합리적 선택
8. 현실의 ‘홍반장’을 찾아서
다산동의 골목대장들 | ‘사람’으로 만든 사회안전망
9. 사람이 스무 살에 죽는다면
마을이 요절하는 사회 | 위험에 처한 산업 생태계
(창신동의 시간) 1000개의 공장이 돌아가는 곳
10. “떠나지 않게만 해달라”
400일 넘게 천막을 쳤건만 | 메뚜기 신세가 된 상인들 | 청계천의 산업 생태계
| 청계천을 맴도는 사람들
11. 여기는 백지가 아닌데
한 눈을 감은 속도전의 결말 | 늘 뒷전인 산업 생태계
(청계천의 시간) ‘주상복합 하꼬방’이 있던 곳
12. 유산을 망각한 도시
자초한 문화유산의 위기 | 파리·뉴욕·도쿄에서 말하지 않는 것
13. ‘힙지로’의 교훈
낡은 공간의 힘 | 산업 생태계의 계승자들 | 긍정할 수만은 없는 변화
(세운상가의 시간) ‘종삼’이라 불리던 곳
발걸음을 마치며
참고문헌
Author
허남설
1985년생. 한양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축설계사무소에서
2년 일했다.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싶어한다는 걸
깨닫고 건축가의 꿈을 접은 뒤, 2013년 경향신문사에 입사했다.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며 사건사고, 대중문화, 정당정치, 도시행정, 보건복지
등을 취재했다. 2023년부터 시사 뉴스레터 <점선면>을 발행 중이다.
틈틈이 브런치스토리 등 온라인 플랫폼에 건축과 도시 관련 글을 쓴다.
1985년생. 한양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축설계사무소에서
2년 일했다.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싶어한다는 걸
깨닫고 건축가의 꿈을 접은 뒤, 2013년 경향신문사에 입사했다.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며 사건사고, 대중문화, 정당정치, 도시행정, 보건복지
등을 취재했다. 2023년부터 시사 뉴스레터 <점선면>을 발행 중이다.
틈틈이 브런치스토리 등 온라인 플랫폼에 건축과 도시 관련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