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유일의 거대 나무 생육지 타이완,
그곳에는 70미터 높이의 우듬지를
두려움 없이 오르는 식물학자가 있다
고공에 올라야만 마주할 수 있는 왕성한 수관과
기후·시간이 함께 빚은 공중 정원에 대한 독점적 체험
우리나라에서 크다고 하는 나무는 대체로 이런 말로 수식된다. ‘높이 20미터까지 자라는’ ‘20미터나 되는’. 20미터짜리 나무는 5~6층짜리 건물에 비견된다. 이만하면 충분히 크고, 높은 나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크기는 상대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서남쪽으로 약 1500킬로미터 떨어진 나라 타이완은 열대와 온대 사이의 아열대기후에 속한다. 바다의 영향을 받아 기온의 변화가 적고 습도가 높으며 강수량이 많은 해양성기후에 속하기도 한다. 식물이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보니 식물 생장기가 길어, 그곳의 나무는 70미터 혹은 그 이상으로도 쭉쭉 자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큰 나무보다 훨씬 더 큰 나무가 흔한 것이다. 이만큼 높이 자라는 나무는 지구상에서 미국 태평양 연안 북부, 브라질 아마존 우림, 오스트레일리아의 태즈메이니아섬, 그리고 타이완에서만 볼 수 있다. 타이완을 거목의 생육지生育地라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이 책의 저자 쉬자쥔은 타이완 삼림 곳곳을 누비며 그러한 거목만 찾아 오르는 식물학자다. 그는 15~20층 높이에 달하는 나무를 끈 하나에 의지해 오른다. 산업디자인과를 다니던 중 산속에 들어가 밤을 지새우는 트레킹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나무에 매료되었고, 곧 전공을 바꿨다. 저자는 하고많은 식물 연구 분야 중에서도 70미터 나무의 꼭대기에 형성된 우듬지에 올라야만 마주할 수 있는, 수관층 생태계를 평생의 연구 주제로 택했다. 원서 제목인 ‘나무를 찾는 사람?樹的人’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이후 나무 타기에 관심 있는 지인들을 모아 ‘나무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조직했고 그렇게 애목인으로서 타이완의 짙푸른 골짜기를 부지런히 헤집고 다니는 중이다. 그 파고듦과 헤집음의 기록이 바로 『거목을 찾아서』다.
Contents
추천사
서문
수관층 세계
시작점: 한 그루의 나무는 하나의 생태계
타이완삼나무 치라이씨와의 약속
타이완미송과의 뜻밖의 만남
회목 우듬지의 공중 정원
구름 위의 수관층: 쉐산 추이츠
우리가 몰랐던 거목
유리 건판 속의 타이완삼나무
속박된 옛 영혼
타이완삼나무 세 자매
남십자성 아래의 타이완삼나무
‘환영’은 어디까지나 환영
태즈메이니아의 유칼립투스
타이완 최고의 나무를 찾아서
구이후 산간지대의 타이완삼나무
단다 산간지대의 거목
청대 바퉁관 고도의 거목 삼림
선무촌의 녹나무 할아버지
난컹강 신목 발견의 전말
타오산 신목 탐사 기록
수관층 생태의 숨겨진 이야기
착생식물이라는 세입자
거목이라는 집주인
중해발고도의 운무대: 착생식물이 가장 좋아하는 노른자위
Author
쉬자쥔,김지민
수관층에 서식하는 착생식물을 연구하는 학자. 타이완의 국립청궁대학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타이완대학 식물과학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산림 자원을 연구하는 타이완 임업시험소의 보조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수관층에 서식하는 착생식물을 연구하는 학자. 타이완의 국립청궁대학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타이완대학 식물과학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산림 자원을 연구하는 타이완 임업시험소의 보조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