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920년대 문화 계몽 운동을 주도한 개벽사 잡지 『開闢』과 『別乾坤』을 통해 한국문화의 자부심을 살펴보았다. 첫째, 『開闢』의 「팔도대표의 팔도자랑」을 통해 지역 특성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으며 조선 문화의 원천은 바로 지역의 자랑거리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산물이나 공예는 팔도 자랑의 범주를 벗어나 한국의 특산물로 인식되어 호평을 받고 있는 대목들이다. 그런데 1925년『開闢』의「팔도대표의 팔도자랑」에 거론되었던 대목들이 1928년에 간행된『別乾坤』의「내가 자랑하고 싶은 조선 것」에는 지역 자랑에서 한발 더 나아가 조선자랑으로 나라의 전체 자랑 중의 하나로 인식되어 가는 양상을 볼 수 있다.
둘째, 1928년에 간행된 『別乾坤』「내가 자랑하고 싶은 조선 것」의 수많은 목록 중에서도 한글과 의식주 문화에 대한 자랑이 뚜렷하다. 이들은 한류 문화의 원천이며 이러한 한(韓)브랜드의 자랑은 192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옥, 한복, 한식이 주목을 받는 시기가 한국 민속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체성을 대변하는 이러한 주제는 민속학의 학문적 대두와 활성화 등 일련의 흐름과 함께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셋째, 『開闢』과 『別乾坤』의 자랑 대목 중에서 한(韓)브랜드 자랑 못지않게 도덕적인 민족성에 자부심이 제기되고 있다.『開闢』과『別乾坤』을 통해본 한국문화의 자부심은 풍부한 지역문화와 한글·한옥·한식·한복을 비롯한 한(韓)브랜드, 그리고 국민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