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종전을 위해, 우리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인가?
이분법을 넘어 한 권으로 이해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당신이 알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무엇인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서방 세계는 물론,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한 시나리오였다. 침공으로 충격에 빠진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러시아와 푸틴을 악마화하며 비난하고, 우크라이나를 어떤 방식으로든 도와야 한다는 지배적인 여론이 형성되었다. 우크라이나의 결사적 항전이 연이어 보도되고,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관점부터 젤렌스키의 영웅화, 러시아혐오 분위기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미국과 나토의 '도발'로 인해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었다는 관점은 친푸틴적 관점으로 매장되곤 했다. 이 사태에 대한 일목요연하고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한 상황은 침공 직후 국내외 진보 진영 역시 마찬가지였고, 이런 상황으로 인해 평화와 종전을 위한 입장과 관점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혼란과 어려움이 초래되었다.
1년 6개월이 지나 이제 이 전쟁은 교착 상태로 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침공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얼마나 더 깊어졌을까? 지금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란 어떤 것일까? 평화와 종전을 위한 관점은 어떤 것일까?
침공 직후 지배적이었던 관점, 그러니까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러시아의 지도자인 푸틴은 악이고, 우크라이나는 선이며 젤렌스키는 민주 진영을 지키는 영웅일까? 이 전쟁은 선악의 대결인가? 나토와 미국의 도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것은 러시아와 푸틴의 야욕에 대한 핑계에 불과한가?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정당한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수복하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무기를 지원하는 것이 무리라면, 러시아에 가하는 경제적 제재는 종전에 도움이 될까? 이 전쟁으로 인해 세계 질서는 어떻게 재편되고 있을까? 그 안에서 한반도는,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 전쟁으로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도 국내에 소개되는 언론 등에서 이 전쟁을 다루고 있는 서방 세계 중심의 관점은 크게 달라진 듯 보이지 않고, 이 전쟁에 대한 관심 역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방 세계의 지배적 관점을 따른 언론 보도의 영향으로 한국사회에서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이 전쟁을 단편적, 이분법적으로 이해하는 관점이 나타나곤 했으며, 종전과 평화를 위해 우리가 어떤 관점을 취해야 하는지, 그것을 위해 이 사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입장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나 이 사태는 미국/나토와 러시아의 대리전 성격이 강하고, 최소한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부터 살펴야 하는 우크라이나 국내외 정치 상황이 얽혀 있어 국제 정세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일반 시민의 경우 이 전쟁의 기원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을 추천한 정의길 기자의 말처럼 “반전평화운동은 침략을 규탄하는 데 머물지 않아야” 하며 “침략이 일어난 배경을 찾아서 그 원인과 해법도 촉구해야” 한다. 이 전쟁에 대한 균형 있고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당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모른다』는 평화와 종전을 위한 관점에서, 일목요연하게 이 전쟁의 기원과 배경, 현재의 상황을 전달하며 우리에게 어떤 관점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책으로, 침공 발발 후 짧은 기간 안에 쓰인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진행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행 양상을 정확히 예측해냈다. 특히 이 전쟁을 선악의 구도로 보는 이분법적 관점이 극히 위험한 시각임을 경고하며, 균형 있는 관점에서 이 전쟁을 역사적으로, 그와 동시에 현재적으로 분석해냄으로써 종전을 위한 해법과 관점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드러낸다.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민중 대다수에게 아무런 쓸모없는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한 해법 말이다.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프로파간다, 전쟁을 선악의 대결 구도로 만드는 것은 전쟁을 부추길 뿐 전쟁을 멈출 수 없다. 세계적인 진보적 석학인 노엄 촘스키부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우크라이나 특별 휴전 감시단 책임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평화 활동가 메어리드 맥과이어, 미-러 관계에 전문성 있는 언론인이자 존경받는 진보적 언론인 카트리나 밴든 후블, 국제 분쟁과 관련해 깊이 있는 보도를 해온 정의길 기자까지 입을 모아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은 이 책이 그러한 이분법을 넘어서는 균형 있는 시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하는 한국어판에는 저자들이 원서의 출간 이후 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된 상황을 더해주어 책의 현재적 의미를 더했다.
Contents
지도
추천의 글: 우크라이나 난민 나탈리아 서가 말하는 전쟁의 시작 | 정의길 |
머리글 | 카트리나 밴든 후블 |
들어가는 글: 충돌로 가는 길
1장 전쟁의 발단이 된 2014년
2장 2차 민스크 평화 구상의 성공과 실패
3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장 나토: 신화와 현실
5장 정보전
6장 서방의 러시아 제재와 그 결과
7장 핵무기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결론 이 전쟁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나가는 글 한국어판에 부쳐: 소모전, 그리고 평화에 대해 커지는 요구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주(註)
Author
메데아 벤자민,니컬러스 J.S. 데이비스,이준태
미국의 제국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여성주의 NGO 코드핑크(CODEPINK)와 사회·경제·환경 차원에서 정의로운 세계화를 지향하는 NGO 글로벌 익스체인지(Global Exchange)의 공동 설립자다. 각국의 여성 반전 평화 활동가들이 한국전쟁 종전을 촉구하며 비무장 지대를 넘어 남북한을 가로지른 위민크로스디엠지(Women Cross DMZ) 등 다양한 종류의 국제 평화 활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드론 전쟁: 원격 제어되는 살상Drone Warfare: Killing by Remote Control》, 《불의의 왕국: 미국-사우디 커넥션Kingdom of the Unjust: Behind the U.S.-Saudi Connection》 등을 썼다.
미국의 제국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여성주의 NGO 코드핑크(CODEPINK)와 사회·경제·환경 차원에서 정의로운 세계화를 지향하는 NGO 글로벌 익스체인지(Global Exchange)의 공동 설립자다. 각국의 여성 반전 평화 활동가들이 한국전쟁 종전을 촉구하며 비무장 지대를 넘어 남북한을 가로지른 위민크로스디엠지(Women Cross DMZ) 등 다양한 종류의 국제 평화 활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드론 전쟁: 원격 제어되는 살상Drone Warfare: Killing by Remote Control》, 《불의의 왕국: 미국-사우디 커넥션Kingdom of the Unjust: Behind the U.S.-Saudi Connection》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