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은 공안의 탐구[참구]다. 공안이란 선 수행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일종의 암호 같은 말인데 이 공안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그 해독법을 익혀야 한다. 그 공안 해독방법을 간결하게 서술해 놓은 책이 바로 『무문관(無門關)』이다. 그래서 『무문관』은 “선 수행의 길잡이”로서 선 수행자들 사이에서 “필독서”의 하나로 읽혀 오고 있다.
『무문관』은 『벽암록』과 『종용록』 뒤에 나온 책이지만 이 『무문관』을 공부하지 않고는 『벽암록』과 『종용록』 공부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선 수행은 이론이 아니라 몸소 실천[實參實究]하는 것이다. 실천을 전제로 해서만이 이론은 그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전 예비지식도 없이 무작정 산을 올라갈 수는 없다. 낯선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그 산에 대한 사전 정보가 있어야 한다. 선 수행의 사전 정보는 『무문관』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전문 등산인이 되기 위해서 공안 탐구의 백미 격인 『벽암록』과 『종용록』을 읽어야 한다. 여기에 『임제록』까지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렇게 이론과 실천을 겸비하게 되면 이제는 두려울 게 없다.
남은 문제는 꾸준히 곧은 마음으로 가는 것[精進]이다. 저 개울이 끊임없이 흐르듯 그렇게 가는 것이다. 너무 서두르지도 말고 느리지도 않게 자신의 정도[根機]에 맞게 가는 것이다. 수행과정에서 의문 나는 점이 있거나 막히게 되면 바로 이 책, 『선시로 보는 무문관』을 보기 바란다. 또한 책 출시와 함께 석지현 스님의 『무문관』 강의를 3월 14일부터 줌(zoom)과 종로 르미에르빌딩 A동 1102호에서 강의를 진행하니 이번을 기회로 “선 수행”이라는 커다란 산을 오르기 바란다.
Contents
머리말
무문관 해설
·습암의 서문[習庵序]
·표문(表文)
·자서(自序)
제1칙 조주의 무(無)자 공안[趙州狗子]
제2칙 백장의 여우[百丈野狐]
제3칙 구지의 한 손가락[俱?竪指]
제4칙 수염 없는 달마[胡子無鬚]
제5칙 향엄의 나무 오르기[香嚴上樹]
제6칙 세존의 염화[世尊拈花]
제7칙 조주의 발우 씻기[趙州洗鉢]
제8칙 해중이 만든 수레[奚仲造車]
제9칙 대통지승 부처[大通智勝]
제10칙 청세, 외롭고 가난하다[淸稅孤貧]
제11칙 조주, 두 암주를 간파하다[州勘庵主]
제12칙 서암 화상, 주인공을 부르다[巖喚主人]
제13칙 덕산, 발우를 들다[德山托鉢]
제14칙 남전과 고양이[南泉斬猫]
제15칙 동산의 세 방망이[洞山三頓]
제16칙 운문의 가사[鐘聲七條]
제17칙 충국사, 시자를 부르다[國師三喚]
제18칙 동산의 마삼근[洞山三斤]
제19칙 평상심이 도다[平常時道]
제20칙 깨달은 사람[大力量人]
제21칙 운문의 간시궐[雲門屎?]
제22칙 가섭의 찰간[迦葉刹竿]
제23칙 선도 악도 생각하지 말라[不思善惡]
제24칙 언어를 떠나다[離却語言]
제25칙 앙산의 설법[三座說法]
제26칙 두 명의 승이 발을 말아 올리다[二僧卷簾]
제27칙 마음도 부처도 아니다[不是心佛]
제28칙 덕산이 용담을 찾아가다[久響龍潭]
제29칙 바람도 아니요, 깃발도 아니다[非風非幡]
제30칙 마음이 부처다[卽心卽佛]
제31칙 조주, 노파를 간파하다[趙州勘婆]
제32칙 외도가 부처에게 묻다[外道問佛]
제33칙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다[非心非佛]
제34칙 지혜는 도가 아니다[智不是道]
제35칙 두 명의 천녀[?女離魂]
제36칙 길에서 깨친 이를 만나면[路逢達道]
제37칙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
제38칙 물소가 창문을 빠져나가다[牛過窓?]
제39칙 운문의 화타[雲門話墮]
제40칙 정병을 걷어차 버리다[?倒淨甁]
제41칙 달마의 안심[達磨安心]
제42칙 여인이 선정에서 깨어나다[女子出定]
제43칙 수산의 죽비[首山竹?]
제44칙 파초의 주장자[芭蕉?杖]
제45칙 그는 누구인가[他是阿誰]
제46칙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 나가라[竿頭進步]
제47칙 도솔의 삼관[兜率三關]
제48칙 열반으로 가는 길[乾峯一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