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정신의 전개

붓다에서 법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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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2/08/20
Pages/Weight/Size 152*224*17mm
ISBN 9791168690127
Categories 종교 > 불교
Description
불교의 ‘출가’가 갖는 가치는 곧, 불교의 정체성

출가, 입산하여 불도를 닦는다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가족, 세속과 이별을 고하는 일이다. 매우 어려운 일인 것만은 틀림없다. 게다가 출가하여 스님이 되면 생활방식도 다르고 무엇보다 삶의 가치관(깨달음)도 다르다. 새벽 4시 기상해서 예불 등 수행 일과를 마치고 저녁 9시에는 취침해야 하는 출가자의 일상생활 자체가 버거울 수 있다.

일반인들의 삶의 목적이 개인적 성공, 명예를 통한 행복에 있다면 불교에서 출가의 목적은 개인적으로는 니르바나(열반)를 이루는 것이고, 사회적·이타적으로는 중생제도, 즉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에 있다. 상구보리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의 두 가지 이상을 이루기 위하여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의 수행을 하며, 자비행, 보살행, 불살생(살생하지 않음), 불음주(술을 마시지 않음), 불사음(음행을 하지 않음) 등 계율을 준수하고, 무소유(無所有)의 생활을 해야 한다.

하지만 붓다의 출가 정신은 개인적인 목적(니르바나)보다는 이타행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고타마 붓다가 깨달음을 이룬 후 입멸할 때까지 45년 동안 인도 전역을 다니면서 중생제도에 헌신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당시 힌두교 사회에서 불합리하게 살아가고 있는 평민들, 사성제도(四姓制度)로 억압받고 있는 인도 하층민의 해방을 위하여 모든 중생은 평등하다고 설하며 중생제도를 한 붓다의 삶에서 알 수 있다.

한편 출가에 대하여 중국 유교의 배불론자들은 불효, 인륜을 저버린 행위라고 비난했다. 주자학, 신유학이 정치 이데올로기였던 조선조 500년 동안 유생들 역시 불교를 비판했고, 비판의 논리 역시 불효, 불충, 인륜을 저버렸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하여 조선초 함허득통(涵虛得通, 1376-1433) 선사는 《(파사破邪)현정론》을 지어 배불론자들이 제기한 것에 대하여 낱낱이 항변했다. 불교의 오계(五戒)와 유가(儒家)의 오상(五常)을 연결하여 불살생(不殺生)은 곧 인(仁)이요, 불투도(不偸盜)는 곧 의(義)며, 불사음(不邪淫)은 곧 예(禮)요, 불음주(不飮酒)는 곧 지(智)요, 불망어(不妄語)는 곧 신(信)이라고 해석하며 반론을 제기했다.
Contents
머리말

제1부 인도의 출가정신

1장. 불교화된 효(孝)담론의 해체
- ‘중국-유교’ 및 ‘인도-힌두교’ 전통과 관련하여

Ⅰ. 출가, 불효의 길인가?
1. 효가 문제되는 상황
2. 불교와 가족윤리의 효
Ⅱ. 중국-유교적 컨텍스트와 효
Ⅲ. 인도-힌두교적 컨텍스트와 효
1. 『마하바라타』에 나타난 가족윤리의 효
2. 효와 인도-힌두교적 가치관
3. 효의 인도-힌두교 내적 위상
4. 효와 가부장제적 특성
Ⅳ. 출가, 가부장제의 탈피

2장. 붓다의 출가를 보는 힌두교의 관점
- 비베카난다(S. Vivekananda)의 『붓다와 그의 메시지』

Ⅰ. 붓다, 출가자인가 유행자인가
Ⅱ. 붓다 = 실천행자(karmayog?)
1. 이타행(利他行)의 실천
2. 동기 없는 실천
3. 비베카난다의 한계
Ⅲ. 붓다 = 유행자(sanny?s?)
1. 실천행자 = 유행자
2. ‘유행자 붓다’론의 문제점
Ⅳ. 붓다 = 베다의 개혁자
1. 불교, ‘머리’ 없는 ‘마음’
2. 유행과 출가
Ⅴ. 출가자 붓다, 실천행자 붓다

제2부 한국의 출가정신

1장. 실계(失戒)의 윤리와 화쟁(和諍)의 언어
- 원효의 삶과 『보살계본지범요기(菩薩戒本持犯要記)』

Ⅰ. 실계자에게도 지계의식(持戒意識)은 있는가?
Ⅱ. 원효의 실계문제
1. 『삼국유사』 기록의 이해
2. 『송고승전』 기록의 이해
Ⅲ. 자찬훼타계(自讚毁他戒)의 심층적 분석
1. 자찬훼타의 범계(犯戒) 여부
2. 지계자(持戒者)의 자찬훼타
Ⅳ. 원효의 윤리, 원효의 화쟁

2장. 결사, 은둔, 그리고 출가의 문제
- 보조지눌(普照知訥)의 삶과 『정혜결사문(定慧結社文)』

Ⅰ. 출가와 결사의 통로
Ⅱ. 『정혜결사문』에서 은둔이 말해지는 맥락
Ⅲ. 은둔의 두 차원
1. 공간적 차원의 은둔
2. 탈권력(脫勸力) 차원의 은둔
Ⅳ. 결사, 출가정신의 회복
Ⅴ. 탈권력, 결사와 출가의 공통본질

3장. 출가의 자각과 출가자의 행지(行持)
- ‘비구 법정(法頂)’과 그의 스승들

Ⅰ. 비구의식(比丘意識)
Ⅱ. 보조지눌(普照知訥) : 이타(利他)의 행원(行願)
Ⅲ. 도겐(道元) : 권력과의 거리두기
1. 행지의 의미
2. 도겐의 행지와 수행
Ⅳ. 소로우(Henry David Thoreau) : 간소하게 살기
1. 『월든』의 생활철학
2. 소로우와 범정의 동이(同異)
Ⅴ. 간디(Mahatma Gandhi) : 무소유(無所有)
1. 간디의 무소유와 법정의 부끄러움
2. 무소유의 개념
Ⅵ. 출가, 무소유의 행지(行持)

제3부 일본의 출가정신

1장. 일본 중세의 둔세승(遁世僧)과 출가정신
- 마츠오 겐지(松尾剛次)의 『인물로 보는 일본불교사』

Ⅰ. 일본불교라는 이름의 ‘거울’
Ⅱ. 관승(官僧)과 둔세승의 패러다임
1. 중세불교를 보는 세 가지 패러다임
2. 관승불교의 극복과 둔세승
Ⅲ. 둔세승 교단과 권력의 문제
1. 한일불교사의 둔세승들
2. 한일불교사의 권력과 탈권력
3. 권력의 문제와 둔세승의 개념 재고
Ⅳ. 탈권력, 둔세와 참여의 필수조건

2장. 효, 출가, 그리고 재가의 딜레마
- 에죠(懷?)의 『정법안장수문기(正法眼藏隨聞記)』

Ⅰ. 불교 안의 유교, 어떻게 할까?
Ⅱ. 효와 출가의 대립
Ⅲ. 출가정신의 본질
1. 출세간적 가치의 선택
2. 불교적 가치의 선택
Ⅳ. 효에서 보살행으로
1. 스승과 제작의 관점 차이
2. 출가주의와 재가의 가능성
Ⅴ. 출가, 유교적 가치의 극복

제4부 출가정신의 확장

국제정치와 출가정신의 구현
- 한일 간의 평화를 위한 불교의 역할

Ⅰ. 전쟁, 평화 그리고 불교
Ⅱ. 한일 간의 ‘사과’와 ‘용서’의 문제
1. 일본의 ‘사과’ 문제
2. 한국의 ‘용서’ 문제
Ⅲ. 「참회 없는 용서」의 사상적 뿌리
1. 출가, 가족주의의 초월
2. 출가, 민족주의와 폭력의 초월
Ⅳ. 한일의 불교도들에게 고(告)함

· 약호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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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김호성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인도철학과에서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1996년 「선관(禪觀)의 대승적 연원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7년 9월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로 부임한 뒤 현재에 이르렀다. 2002년 일본 붓쿄(佛敎) 대학과 2013년 고치(高知) 대학, 그리고 2018년 류코쿠(龍谷) 대학에서 객원 연구원을 지냈다. 그동안 펴낸 학술서적으로 『대승 경전과 선(禪)』, 『천수경의 새로운 연구』, 『불교해석학 연구』, 『경허의 얼굴』, 『바가바드기타의 철학적 이해』, 『힌두교와 불교』, 『결사, 근현대 한국불교의 몸부림』 등이 있다.

2007년부터 십여 년에 걸쳐서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의 『나무아미타불』을 번역하면서, “학문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정토로 회향하기”를 결정하였다. 이후, 정토불교를 연구하는 한편 정토신앙을 널리 권진하고자 하였다. 정토의 신심을 노래한 시집 『꿈속에서 처음으로 염불춤을 추었다』와 『처음 만난 관무량수경』을 펴냈다. 2005년부터 일본불교사 독서회에서, 2017년부터 정토불교 학술세미나 모임에서 현재까지 권진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인도철학과에서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1996년 「선관(禪觀)의 대승적 연원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7년 9월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로 부임한 뒤 현재에 이르렀다. 2002년 일본 붓쿄(佛敎) 대학과 2013년 고치(高知) 대학, 그리고 2018년 류코쿠(龍谷) 대학에서 객원 연구원을 지냈다. 그동안 펴낸 학술서적으로 『대승 경전과 선(禪)』, 『천수경의 새로운 연구』, 『불교해석학 연구』, 『경허의 얼굴』, 『바가바드기타의 철학적 이해』, 『힌두교와 불교』, 『결사, 근현대 한국불교의 몸부림』 등이 있다.

2007년부터 십여 년에 걸쳐서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의 『나무아미타불』을 번역하면서, “학문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정토로 회향하기”를 결정하였다. 이후, 정토불교를 연구하는 한편 정토신앙을 널리 권진하고자 하였다. 정토의 신심을 노래한 시집 『꿈속에서 처음으로 염불춤을 추었다』와 『처음 만난 관무량수경』을 펴냈다. 2005년부터 일본불교사 독서회에서, 2017년부터 정토불교 학술세미나 모임에서 현재까지 권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