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덕적 직업인 교수직에 임해 교육, 연구, 봉사를 기본 임무로 알고 교육을 그 중심에 둔다. 또한 나는 새로운 지식의 전달에 균형과 보편성을 유지하고 학문의 발전과 학생, 동료, 대학 및 국민에 대한 책무를 다하며, 신뢰받는 연구로 전공분야에서 정상에 서도록 최선을 다한다. 책상 앞에 붙여놓은 교수윤리강령의 한 구절이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된 졸업하는 대학원 학생에게 복사해서 주고 있다. 어떤 학생은 액자에 넣어 자신의 연구실에 붙여놓은 사진을 보내주기도 한다.
이십여 년 전에 인사관리라는 저서를 출판하면서 높은 자부심으로 인연 있는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동안 몇 번의 개정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책이 출판되었다는 것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제는 자부심과 자랑보다는 높은 부담감과 책임감을 인식한다. 이 책이 학생들과 기업관련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시대의 변화에 따르고 있는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등 걱정이 많다. 내가 항상 지키려고 하고 있는 교수윤리강령에 충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곤 한다.
이러한 걱정이 앞서는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책임감에 대한 무게를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의 흐름을 시냇물에 비유한다. 시냇물은 항상 위에서 흐르고 굽이굽이 흐르고 한번 흘러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학에서 학생들과 생활한 지도 수십 년이 되었고,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으며, 후회할 일도 있었지만 보람을 느끼고 있다.
개정을 많이 했음에도 스스로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막연히 기대감을 가져 본다. 우리 학부학생들과 대학원생들 그리고 이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괜찮은 책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아직도 욕심을 다 버리진 않은 것 같다.
도서출판 정독과는 벌써 이십오년이 넘는 인연을 가지고 있으며, 그동안 여러 권을 책을 출판하였다. 언제나 변치 않고 교정과 자문을 해 주시는 조병철 사장님과 김중용 사장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에게 항상 건강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그동안 감정표현을 못했던 김인석(예인)과 고정빈, 고산권에게도 이제야 고마움을 전한다. 지금 밖에는 올해 첫눈이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