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은 동아시아 불교의 정립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불교 교학 텍스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원효스님이 대단히 중시한 논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적 중요성과는 별개로 『대승기신론』을 누가, 어디에서 지었는지에 대한 문제는 최근까지도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다양한 추측만 분분한 상태였다.
본서는 저자 오오타케 스스무가 어림잡아 1,500년 가까이 미결 상태로 남아 있던 이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하였다고 선언한 야심찬 저술이다. 저자는 『대승기신론』 성립에 관한 여러 추론들을 검토하고, 그들 중 모순이 있는 것을 차례로 소거해나가는 방식을 통해서 이 난제에 대한 궁극의 답에 다가간다. 본서의 전반부에서는 돈황사본을 통해 가장 원형에 가까운 『대승기신론』 텍스트를 복원하고 텍스트의 각 문구가 어떠한 사상에 기원하였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마치 조각들을 이어붙인 조각보처럼, 『대승기신론』이라는 하나의 텍스트가 다양한 기원을 가지는 사상적 조각들의 결합임이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조각들에서 인도불교 사상으로 환원할 수 없는 중국불교 고유의 교학들을 찾아냄으로써, 저자는 최종적으로 『대승기신론』이 인도에서 전래된 문헌이 아닌 “540년경 북조인에 의해 찬술된 중국 문헌”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저자는 한문불전뿐 아니라 인도와 티베트의 불교문헌을 넘나드는 풍부한 지식과 정합적인 논증, 그리고 이를 통해 도출되는 새로운 관점으로 항상 주류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온 학자이다. 본서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일본학계는 본서에 의해 『대승기신론』의 중국 찬술이 확정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본서는 철저한 문헌학적 분석을 토대로 삼아 인도불교와 동아시아 불교사상 전체를 아우를 때에야 비로소 『대승기신론』이라는 풍부한 사상을 담고 있는 텍스트가 온전히 이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본서는 『대승기신론』의 기원을 규명하는 본래의 주제뿐 아니라 연구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도 국내 학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장 『대승기신론』에 나타난 북조불교설
1. 시작하며
2. 오온(五蘊)을 색심(色心)으로 보는 설
3. 심(心)을 무명(無明)으로 보는 설
4. 쌍운도(雙運道)에서 지(止)와 관(觀)의 대상을 별개로 보는 설
5. 대승(大乘)의 말뜻을 삼대(三大)로 보는 설
6. 마치며
제3장『대승기신론』에 나타난 독특한 설
1. 시작하며
2. 일체법을 진여(眞如)로 보는 설
3. 의(意)를 다섯 가지로 보는 설
4. 훈습(熏習)을 훈(熏)으로 보는 설
5. 전세의 업장(業障)이 현세에 남아 있다고 보는 설
6. 아유월치(阿惟越致)를 믿음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으로 보는 설
7. 정정취(正定聚)를 믿음에서 물러나지 않는 자로 보는 설
8.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