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이십론』은 5세기 인도 승려철학자 세친의 마지막 산문 저술로, 이후 인도-티베트의 인식논리학계통과 동아시아 법상종의 갈래를 잡는 철학적 문제들을 제기한 논서이다. 이 논서를 주석한 규기의『유식이십론술기』는 세친의 『이십론』에 대한 가장 상세한 주석서인만큼, 7세기 동아시아 유식철학의 수준과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유식이십론술기』는 세친 만년의 사상을 동아시아 유식가들이 어떻게 이해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저술이지만 최근 『이십론』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부각되기 전까지 거의 잊혀진 논서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현대어 번역은 물론, 아직 전문이 한글로 번역된 적이 없었다.
유식철학 확립 과정에 제기되었던 철학적 쟁점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동아시아 유식사상의 원류를 탐색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기획된 이번 한글 번역본은 법상종을 개창한 규기의 세친 유식철학 해석을 직접적으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유식사상을 공부하고자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