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언어적 보편성과 차이점을 연구하는 언어 유형론과 각 개별 언어의 연구는 상호 보완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각 개별 언어의 심도 있는 연구가 선행되지 않고는 광범위한 언어의 비교 분석을 전제로 하는 언어 유형론적 연구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유형론은 개별 언어의 기술 문법에 우선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단 범언어적으로 확립된 유형론적 보편성은 개별 언어의 문법현상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문법 구문의 형태 - 통사적 특성과 문법행태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이번 수정 증보판을 통해 격표지 교체나 문법관계 교체를 보이지 않는 구문도 기술 대상에 포함하여, 한국어의 여러 구문에 나타나는 문법현상을 범언어적 보편성의 관점에서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함으로써, 언어 유형론적 통찰이 개별 언어의 문법현상을 설명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보이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번 수정 증보판에는 제1장 3절 이론적 개념들을 보충하고 제7장 타동구문의 유형론, 제11장 내핵관계절 구문, 제12장 유동양화사 구문들을 새로 추가하였다. 초판에서 의도했던 문법관계 교체 구문의 범위를 허물고 격표지 교체나 문법관계 교체를 보이지 않는 구문도 기술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