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서문이라고 하면, 책을 내게 된 경위를 소개하고, 책의 내용이나 성격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며, 도움 준 이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드리는 정도로 꾸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어령의 서문은 그렇지 않다. 일찍이 [문학사상]의 권두언을 모아낸 『말』(문학세계사, 1982)이 보여준 것처럼, 이어령의 서문은 하나하나가, 그리고, 그 전체가 한 편의 아포리즘Aphorism이다.
이 책은 이어령의 서문 모음집이다. 장을 나누고, 장마다 제목을 붙이고, 장별로 포함될 서문을 정하는 등 이 책과 관련한 모든 구성은 이어령 선생님께서 직접 하신 것이다. 주제별로 묶인 일곱 개의 장 속에 서른여덟 편의 서문은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하나의 유기체로 작동하는바, 읽는 이에게 사색할 거리를 제공하고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한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은 서문 모음집일지언정 단순한 색인索引 같은 것이 아니라 완성된 작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전체적인 맥락 이해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각 장과 관련한 개괄적인 소개를 두세 문단 정도로 간단히 붙여두었다.
Contents
제1부 뿌리의 언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010
푸는 문화 신바람의 문화 014
한국인의 손 한국인의 마음 018
제2부 불꽃의 언어
저항의 문학 022
지성의 오솔길 025
오늘을 사는 세대 027
통금시대의 문학 029
아들이여 이 산하를 032
제3부 젊음의 언어
눈을 뜨면 그때는 대낮이어라 036
젊음이여 어디로 가는가 038
떠도는 자의 우편번호 042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048
젊음의 탄생 051
제4부 바람의 언어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058
차 한 잔의 사상 060
저 물레에서 운명의 실이 063
지성채집 069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 091
어머니와 아이가 만들어가는 세상 095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097
제5부 바다의 언어
서양에서 본 동양의 아침 102
서양의 유혹 104
바람이 불어오는 곳 109
세계문학에의 길 111
세계지성과의 대화 122
제6부 생명의 언어
말 속의 말 128
천년을 달리는 아이 132
문화코드 133
유쾌한 창조 135
80초 생각나누기 138
생명이 자본이다 140
제7부 영혼의 언어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148
지성에서 영성으로 151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156
우물을 파는 사람 161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164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남는다 168
이어령, 80년 생각 171
해설-일곱 가지 언어로 만들어낸 성채(星彩/城砦) 178
Author
이어령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리대학보]의 창간을 주도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으며, [한국일보]에 당시 문단의 거장들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를 발표, 새로운 ‘개성의 탄생’을 알렸다.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두루 맡으면서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논객으로 활약했다. [새벽] 주간으로 최인훈의 『광장』 전작을 게재했고,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아 ‘문학의 상상력’과 ‘문화의 신바람’을 역설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기획자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 ‘천지인’ 등의 행사로 전 세계에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의 굳건한 터를 닦았다. 2021년 금관문화 훈장을 받았다.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지성의 오솔길』 『젊음의 탄생』 『한국인 이야기』, 문학평론 『저항의 문학』 『전후문학의 새물결』 『통금시대의 문학』, 문명론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가위바위보 문명론』 『생명이 자본이다』 등 16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다.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창조적 상상력, 쉼 없는 말과 글의 노동으로 분열과 이분법의 낡은 벽을 넘어 통합의 문화와 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열어 보인 ‘시대의 지성’ 이어령은 2022년 2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리대학보]의 창간을 주도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으며, [한국일보]에 당시 문단의 거장들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를 발표, 새로운 ‘개성의 탄생’을 알렸다.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두루 맡으면서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논객으로 활약했다. [새벽] 주간으로 최인훈의 『광장』 전작을 게재했고,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아 ‘문학의 상상력’과 ‘문화의 신바람’을 역설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기획자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 ‘천지인’ 등의 행사로 전 세계에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의 굳건한 터를 닦았다. 2021년 금관문화 훈장을 받았다.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지성의 오솔길』 『젊음의 탄생』 『한국인 이야기』, 문학평론 『저항의 문학』 『전후문학의 새물결』 『통금시대의 문학』, 문명론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가위바위보 문명론』 『생명이 자본이다』 등 16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다.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창조적 상상력, 쉼 없는 말과 글의 노동으로 분열과 이분법의 낡은 벽을 넘어 통합의 문화와 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열어 보인 ‘시대의 지성’ 이어령은 2022년 2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