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재 인류가 3-4년 동안 경험하고 있는 팬데믹을 초래한 감염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존재하는 가장 보편적 질병으로, 그 영향이 개인에게 한정되지 않고 접촉한 사람을 통해 널리 퍼져나감으로써 집단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심대하다는 특징이 있으며, 그런 면에서 사회, 문화사의 일축을 이루기도 한다. 이와 같은 점에서 생각할 때, 일본의 근대 시기는 교통 발달, 인구이동 증가, 전쟁, 무역 등으로 감염병이 증가하고 근대 서구 문명 및 의학의 수용으로 질병에 대한 기본 개념이 변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질병 및 감염병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개념과 그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반응은 일본의 근대 문학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이들 일본 근대문학에는 방역 행정이나 정책, 방역시스템 등 사회과학, 의료적 대응만으로 포착할 수 없는 감염병 특유의 클러스터의 발생 방식, 후유중의 엄중함, 유효한 예방책, 면역 문제나 감염병에 대한 환자 개인 고유의 경험, 병의 고통, 비참상, 불안, 의심, 모멸감, 뒤늦은 행정에 대한 분노 등이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번역서는 근대 사회, 문화사에 큰 영향을 미친 결핵, 스페인 독감, 한센병, 매독 등의 감염병을 그린 일본의 대표적 문호의 작품을 선정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작품을 구체적으로 들자면, 첫째, 근대 일본의 도시화, 산업화에 따른 문명병으로 19세기말 20세기 초 급격히 확산된 결핵을 다룬 히로쓰 류로(?津柳浪, 1861-1928)의 「잔국(?菊)」(1889)과 모리 오가이(森鷗外, 1862-1922)의 희곡 「가면(?面)」(『昴』 1909), 둘째 코로나로 인한 현재의 팬데믹 현상과 가장 유사하면서 가장 가까운 시기(1918년에서 1920년까지 3년 동안 유행)에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을 그린 시가 나오야(志賀直哉)의 「유행성 감기(流行感冒)」(1919.3)와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의 「길 위에서(途上)」(1920), 그리고 기쿠치 간(菊池?)의 「마스크(マスク)」(1920), 셋째 근대 일본의 우생 및 위생 정책에 따른 감염병의 격리와 배제 원리의 가장 전형적인 양상을 드러내는 한센병을 그린 호조 다미오(北?民雄)의 「생명의 초야(いのちの初夜)」(1955)와 「나병 요양원 수태(癩院受胎)」, 마지막으로 성을 매개로 한 감염병이라는 이유로 혐오와 차별, 배제의 대상이 된 매독을 그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난징의 그리스도(南京基督)」(1920)를 번역한다.
Contents
역자의 말
결핵을 그린 문학
히로쓰 류로(?津柳浪) ─ 잔국(?菊)
모리 오가이(森鷗外) ─ 가면(?面)
스페인 독감을 그린 소설
시가 나오야(志賀直哉) ─ 유행성 감기(流行感冒)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 ─ 길 위에서(途上)
기쿠치 간(菊池?) ─ 마스크(マスク)
한센병을 그린 소설
호조 다미오(北?民雄) ─ 생명의 초야(いのちの初夜 )
호조 다미오(北?民雄) ─ 나병 요양원 수태(癩院受胎 )
매독을 그린 소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 난징의 그리스도(南京 の基督 )
저자 소개 및 작품 해제
작가 연보
Author
김효순,히로쓰 류로,김효순
메이지와 다이쇼(大正, 1912-1926)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1861년 6월 8일 나가사키현(長崎?)에서 아버지 히로쓰 도시조(?津俊藏), 어머니 리우(柳子)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히로쓰 나오토(?津直人)이다. 1877년 외국어학교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제국대학 의학부 예비과에 입학했으나, 폐첨(肺尖) 카타르로 중퇴하였다. 그 후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사업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농상무상의 관리가 되었지만, 일에 적응하지 못한 채 소설류를 탐독하기 시작하였다. 1883년에 부모를 모두 여윈 후 생활은 방탕해졌고 도쿄 생활이 어려워져 낙향한다. 이때 겪은 가난은 그의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1887년 친구인 화가의 권유로 정치소설 「여자참정신중루(女子?政蜃中?)」를 ??도쿄에이리신문(東京?入新聞)??에 연재한 뒤, 죽음을 앞둔 결핵 환자의 심리를 그린 「잔국」(1889), 「지는 동백(おち椿)」(1890), 「작은 배의 폭풍(小舟嵐)」(1890~91) 등 주관적 경향이 강한 작품을 발표하여 호평을 얻는다. 1895년에는 사실적 수법으로 전환해 심각(비참)소설 「변목전(?目?)」, 「흑도마뱀(???)」 등을 발표한다. 1996년에는 심중소설의 걸작으로 불리는 「이마도 정사(今?心中)」, 「가와치야(河?屋)」 외에 「엉킨 실(もつれ?)」(1899), 「메구로코마치(目?小町)」(1900) 등으로 인간의 애욕과 집념을 그렸다. 또한 1902년에 발표한 「비(雨)」에서는 민중들의 가난한 생활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려 화제가 되었다. 메이지시대에 활동한 문학결사인 겐유사(硯友社)에 속하면서도 이채를 띠는 그의 문학 세계는 지금도 많은 문제점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메이지와 다이쇼(大正, 1912-1926)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1861년 6월 8일 나가사키현(長崎?)에서 아버지 히로쓰 도시조(?津俊藏), 어머니 리우(柳子)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히로쓰 나오토(?津直人)이다. 1877년 외국어학교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제국대학 의학부 예비과에 입학했으나, 폐첨(肺尖) 카타르로 중퇴하였다. 그 후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사업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농상무상의 관리가 되었지만, 일에 적응하지 못한 채 소설류를 탐독하기 시작하였다. 1883년에 부모를 모두 여윈 후 생활은 방탕해졌고 도쿄 생활이 어려워져 낙향한다. 이때 겪은 가난은 그의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1887년 친구인 화가의 권유로 정치소설 「여자참정신중루(女子?政蜃中?)」를 ??도쿄에이리신문(東京?入新聞)??에 연재한 뒤, 죽음을 앞둔 결핵 환자의 심리를 그린 「잔국」(1889), 「지는 동백(おち椿)」(1890), 「작은 배의 폭풍(小舟嵐)」(1890~91) 등 주관적 경향이 강한 작품을 발표하여 호평을 얻는다. 1895년에는 사실적 수법으로 전환해 심각(비참)소설 「변목전(?目?)」, 「흑도마뱀(???)」 등을 발표한다. 1996년에는 심중소설의 걸작으로 불리는 「이마도 정사(今?心中)」, 「가와치야(河?屋)」 외에 「엉킨 실(もつれ?)」(1899), 「메구로코마치(目?小町)」(1900) 등으로 인간의 애욕과 집념을 그렸다. 또한 1902년에 발표한 「비(雨)」에서는 민중들의 가난한 생활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려 화제가 되었다. 메이지시대에 활동한 문학결사인 겐유사(硯友社)에 속하면서도 이채를 띠는 그의 문학 세계는 지금도 많은 문제점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