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문학을 공부하고 문학비평을 시작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근대문학이라는 형식이 이미 몰락하는 양식이라는 점이었다.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소문은 시대의 유행담론을 넘어서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되어 있었다. 그러한 흐름에 대해서 나름의 답변을 마련하기 위해 몇 편의 글을 써 왔다. 이제 그 글들을 평론집에 묶으면서 다시 돌아보니, 시대가 변하고 양식들이 교체되는 이행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감각 그 자체가 나에게는 비평을 수행하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던 듯하다. 그것은 이미 예고되었지만 그 집행이 지연되고 있는 어떤 몰락의 현장에 임하여, 그 사라짐을 지켜보는 일과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몰락의 운명을 스스로의 것으로 수락한 자들이 어떤 사유의 형식을 창안하여 상징적인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지켜보는 일은 쓸쓸하지만 의미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문자로 기록한 것들을 통해서 무엇을 수행해 왔는가를 기억하는 것이다.
Contents
제1부 지연되는 문학의 임종
장편소설에 대한 조선사람의 사상을
1. 노블의 노마드
2. 장편소설을 보호해야 한다
3. 근대의 축소, 기묘한 모순들
4. 천 개의 노블, 혹은 노블의 임종
5. 노블을 넘어서는 노블
문학의 공동체
1. 종언, 가능성의 중심
2. 감각적인 것의 지도
3. 글쓰기의 우울
4. 문학의 공동체
기원의 신화, 종언의 윤리학
1. 풍경의 발견, 근대문학의 사용법
2. 구성력에 대하여, 혹은 그것의 부재에 대하여
3. 내면의 발견, 다른 모더니티에 의한
4. 장르의 소멸, 또는 이동하는 양식
5. 텍스트의 미래로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근대문학의 종결(불)가능성
1. 소행溯行과 내성內省, 1990년대 한국문학 연구의 한 풍경
2. ‘종언’의 도착과 몰아론沒我論
3. 역사와 반복, 종언의 아이러니
4. 근대문학 이후의 문학에 대하여
5. 근대의 종결(불)가능성
민족문학의 추억
1. 민족문학은 되돌아온다
2. 민족문학의 갱신을 위하여
3.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을 둘러싸고
4. 창비의 ‘이벤트’와 리얼리즘의 증상들
5. 난민의 자리에서
민족문학의 유령극장―리얼리즘과 환상의 귀환
1. 진단, 혹은 강신술
2. 환상의 귀환
3. 축귀술과 기억술
4. 그리고 다른 리얼리즘의 비전
5. 로망 느와르를 위하여
6. 한국문학과 유령의 정치학
차이와 반복, 2000년대 한국문학장의 표절과 문학권력
1. 2015년 한국문학장의 풍경
2. 표절담론, 낭만주의 혹은 상호텍스트성을 넘어서
3. 문학권력 -반복과 차이로서의 비판
4. 사이버 스페이스와 문학이라는 기록시스템
비평의 진정성을 대면하며―황종연의 비평에 대한 짧은 생각
1. 어떤 안도에 대하여
2. 진정성의 탐색
3. 문학의 옹호
4. 안도의 정체
제2부 귀신들린 소설의 시간
역사의 심연, 문학의 윤리
1. 팩션이 어떻다구?
2. 탈근대적 기억술
3. 문학에 대한 역사의 해로움과 안타까움
4. 감성의 지도, 문학의 윤리
1. 귀신 들린 소설들
2.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3. 소멸하는 존재의 사랑법
4. 다시 돌아오는 존재들
5. 공포의 귀환
성장소설에 대해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
1. 성장소설 잔혹사
2. 교양의 과제, 모더니티와 대결하기
3. 판타스틱 청소년 백서
4. 성장소설의 종언
5. 청소년을 위한 문학은 없다
6. 죽은 시인의 사회
7. 이것은 성장소설이 아니다
8. 책읽기에 대한 경멸
9. ‘청소년을 위한 문학’의 종언
칙릿의 시대
1. 칙릿 등장
2. 칙릿과 더불어 성장을
3. 쇼핑하는 존재들
4. 불가능한 연애, 계산되는 결혼
5. 그게 세상의 이치야
6. 결백의 수사학, 칙릿의 시대
우리는 여전히 근대를 살아간다
1. 자연주의 2.0
2. 결정론
3. 사물들
4. 벌거벗은 얼굴들
5. 근대적 삶의 작가들
제3부 우리 시대 소설의 진정성
진정성의 서사와 주체의 귀환━최윤론
1. 정체성의 경계들
2. 두 개의 산책, 글쓰기의 기원
3. 진정성의 서사학
4. 주체의 귀환
미니마 파밀리아━이혜경론
1. 가족의 기원
2. 동정의 사회학
3. 뿌리 깊은 나무들
4. 사이의 정치-미니마 파밀리아
5. 연민의 몫
메트로섹슈얼 농담의 기원━박진규의 『수상한 식모들』
1. ‘식모들’의 수상한 기원
2. 아이러니스트의 윤리학
3. 메트로섹슈얼 보이와 변신 곰인형 프로젝트
이것이 인간인가━이문환의 『플라스틱 아일랜드』
1. 어쩌면 인간희극, 혹은 리얼리즘
2. 모든 신성한 것은 조롱받는다
3. 말하자면 흑마술, 또는 희망의 증거
4. 이것이 인간인가
삶은 오래 지속된다━허혜란의 『체로키 부족』
1. 기원의 장소, 또는 길떠남
2. 환대의 희망, 적대의 풍경
3. 잃어버린 얼굴, 봉인된 주체
4. 그리고 삶은 오래 지속된다
성스러운 저주━한동림의 『달꽃과 늑대』
1. 사람은 땅에서 자란다
2. 만인은 만인에 대해 늑대인 것이니
3. 규율이란 또한 야만의 다른 이름이니
4.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가라
5. 하여 성스러운 저주는
Author
허병식
동국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문학평론가이자, 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이다. 주요 논저로 「교양소설과 주체 확립의 동력학」, 「식민지 조선과 신라의 심상지리」, 『이태준과 현대소설사』(공저), 『문학지리·한국인의 심상공간』(공저), 『서울, 문학의 도시를 걷다』(공저), 『문학 그 높고 깊은_박범신 문학연구』(공저) 등이 있다.
동국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문학평론가이자, 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이다. 주요 논저로 「교양소설과 주체 확립의 동력학」, 「식민지 조선과 신라의 심상지리」, 『이태준과 현대소설사』(공저), 『문학지리·한국인의 심상공간』(공저), 『서울, 문학의 도시를 걷다』(공저), 『문학 그 높고 깊은_박범신 문학연구』(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