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가나 시인이 가진 ‘꺼지지 않는 불꽃’과도 같은 예술혼은, 문학이라는 운명을 만나 제 소임을 다한다. 문학이 함께 이루는 울울창창(鬱鬱蒼蒼)한 숲 가운데서 제각기 하나의 나무로 서 있는 작가들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제 몫의 운명을 걸머지고 사유(思惟)하며 글을 쓴다. 그러므로 한 작가의 한 작품을 읽는 행위를 두고, 단순한 독서를 넘어 좀 더 진중하게 말하자면 곧 그의 운명을 읽는 일이 된다. 이와 같은 생각은 한편으로는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그 작가에게 접근하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창작심리학적 바탕 위에서 그의 내면세계를 검색하는 것이 된다. 작가, 시인, 수필가 등 여러 문인의 작품과 동행하는 이 책에 『예술혼과 운명의 언어』란 표제를 붙인 이유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었다. 1부 ‘운명의 길목에서 꽃핀 문학’은, 한국 현대문학의 주요 작가들이 자신의 시대와 문학의 접점에 이르러 어떻게 그 운명론적 현장을 소설로 표현했는가를 살펴보았다. 2부 ‘삶과 문학의 조화로운 만남’은, 그 후대의 작가들이 현실 사회 가운데서 어떻게 문학의 정화(精華)를 꽃피우려 애썼는가를 궁구(窮究)했다. 3부 ‘감성의 극점과 내면의 성찰’은, 우리 문학의 주요 시인들 그리고 운명애의 자각으로 시 창작에 투신한 시인들이 어떻게 시적 감성을 고양하고 이를 통해 내면의 자아 발견에 도달하는가를 탐색했다. 4부 ‘이중문화 환경과 시적 발화’는 미국 뉴욕·LA·플로리다 등 여러 곳에서 이중언어의 장벽을 넘어 모국어의 숨결을 붙들고 시를 쓰는 시인들의 시 세계를 추적했다. 그리고 5부 ‘문학이 공여하는 균형감각’은, 근대 이래 지금까지 수필, 잡지 등 여타 장르와 문화론에 관한 글들을 묶었다.
Contents
Ⅰ부·운명의 길목에서 꽃핀 문학
순수와 절제의 미학
-황순원의 삶과 문학
탄생 100주년, 불세출의 작가 이병주
-이병주 장편소설 『낙엽』·『허상과 장미』를 중심으로
소박하고 화려한 작가, 그 큰 나무의 그늘
-『토지』의 대중적 수용과 현양사업을 위하여
절대정신의 지향, 또는 일상과 초절의 경계
-황충상 소설집 『사람본전』
박람강기(博覽强記)로 그린 삶과 사랑의 풍경
-김지연 장편소설 『생명의 늪』
역사와 현실, 또는 갈등과 사랑의 변주곡
-백시종 장편소설 『누란의 미녀』에 붙여
일상 속에 잠긴 역사성의 발화
-상렬의 소설 두 편
마음의 소리를 이끌어내는 맑은 이야기
-구효서의 「풍경소리」
Ⅱ부·삶과 문학의 조화로운 만남
반역의 현실인식과 불교적 사유의 심층
-신지견 소설집 『독수리는 파리를 잡지 않는다』
새롭게 ‘사랑’을 말하는 8가지 방식
-정승재 소설집 『신금호역 9-4』
곤고한 삶의 민낯을 넘어서
-지병림의 소설
세계와의 불화, 또는 그 치유의 잠재력
-전정희의 소설
비극적 세계관의 내면풍경과 서사의 힘
-김현삼의 소설
타자의 거울에 비친 자아정체성 탐색
-배석봉의 소설
사유의 범람과 해체의 글쓰기
-이우연 장편소설 『악착같은 장미들』
「소나기」 오마주, 새 이야기와의 만남
Ⅲ부·감성의 극점과 내면의 성찰
감성과 사랑, 믿음과 승화의 세계
-김소엽의 시
따뜻한 눈과 내면적 성찰의 세계
-허형만의 시
운명의 언어로 새긴 시의 힘
-문정희의 시
영혼의 깊은 곳을 울리는 예표(豫表)의 시
-강인한의 시 몇 편, 새롭게 읽기
영혼의 깊은 자리에서 긷는 소망의 언어
-이경 시집 『야생』에 붙여
시인의 의식(意識)에서 사회적 의식(儀式)까지
-지은경 시의 함축적 영역
가족사의 심원(深苑)에 세운 범문(梵文)의 시
-박재홍 시집 『자복(自服)』에 붙여
진솔한 삶의 언어와 우화등선의 날개
-최대순 시집 『푸른 도마의 전설』
시와 삶의 조화로운 만남
-전선자 시집 『바람 나그네』에 붙여
Ⅳ부·이중문화 환경과 시적 발화
두 개의 조국을 공유하는 소망의 언어
-윤관호 시집 『뉴욕의 하늘』에 붙여
빛으로 쓰는 일상의 문학
-문인귀의 디카시
실존의 기층과 의식의 개방
-이용언 시집 『국경지대』
심중에 남은 미처 하지 못한 말
-이창범의 시
사유의 성숙과 내면의 충일
-신현숙 시집 『생각하는 의자』
박람(博覽)의 시, 활달한 언어의 성찬(盛饌)
-임혜신 시집 『베라, 나는 아직도 울지 않네』
Ⅴ부·문학이 공여하는 균형감각
문학비평과 창작에 있어서의 균형감각
-김환태의 평론과 수상(隨想)의 상관성을 중심으로
민태원 연구의 선 자리와 갈 길
-일제강점기 한 조선인 문필가의 행적
자술로 편찬한 체험적 인생사용설명서
-이영선 산문집 『우리는 누군가의 꽃이 되고 싶다』에 붙여
사유의 심연에 던지는 깊은 질문
-김해연의 글과 그림
한국문화의 근대성과 근대적 문화제도의 형성
-잡지의 전통과 역사, 그 태동기
인식의 편견을 바꾸는 문학의 길
-한국 여행문학의 어제와 오늘
장애인문학에 대한 인식과 개선의 올바른 방향
-대전세종연구원의 정책연구와 관련하여
한국문학과 문학축제, 세계무대로 진출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