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 [스펙테이터] 선정 2021년 올해의 책
행복한 삶의 권리를 넘어 평온한 죽음의 권리를 논하는 시대,
삶의 존엄을 완성하는 죽음의 존엄을 묻다
2022년 6월 15일, ‘존엄조력사법’이 한국 최초로 발의되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제도이자 질병으로 죽음을 앞둔 개인이 의사의 도움을 받아 평온하게 죽을 권리를 보장하는 이 법에 대해 여론은 82%의 압도적인 찬성을 보낸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존엄조력사법이 도리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침해할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주체적으로 생을 마감할 ‘죽을 권리(right to die)’의 하나인 ‘존엄조력사’는 과연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 존엄하게 살 권리가 될 것인가, 아니면 개인을 죽음으로 내몰아 삶의 존엄을 위협할 것인가.
존엄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죽음의 시간](2019)을 공동 제작해 프래그먼츠 영화제에서 ‘최고 장편상’을 수상한 기자 케이티 엥겔하트가 6년의 집요한 취재 끝에 펴낸 『죽음의 격』은 우리가 마주할 ‘존엄한 죽음이 보장된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지극히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존엄하게 죽고 싶다고 부르짖는 사람들과 존엄사법이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사람들, 존엄사가 인권의 보장인지 침해인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지 못하는 판사, 윤리와 신념의 문제로 존엄사를 거부하는 의사, 그리고 바로 그와 같은 이유로 존엄사를 진행하고 지지하는 의사…. 저자는 1940년대부터 존엄사가 합법인 스위스, 가장 포괄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1994년 세계 최초로 존엄사법(오리건주)을 통과시킨 미국 등에서 있었던 죽음과 존엄에 관한 철학적·제도적·법적·윤리적 논의부터 존엄한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을 비밀리에 돕는 지하조직까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존엄과 죽음에 얽힌 논쟁과 활동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다.
저자는 삶이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워 평온한 죽음을 바라는, 하지만 존엄사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네 명의 환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리고 존엄사법이라는 제도의 안과 밖에서 평온한 죽음을 돕는 두 명의 의사를 직접 만난다. 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존엄한 죽음의 조건이란 과연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존엄’이라 부르는지 묻는다. 이 책은 개개인의 처절한 고통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죽을 권리의 옹호자와 반대자의 입장 모두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저널리스트로서의 균형 감각을 보여줌으로써 언론으로부터 존엄한 죽음에 관한 현실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드러냈다는 극찬을 받았으며, 존엄사에 관한 논쟁에서 중요한 참조점이 되었다. 의사 남궁인의 말처럼 이 책에 실린 ‘단 한 문장의 논의도 시작하지 못한’, 그러나 존엄사가 현실로 불쑥 다가와버린 한국 사회에서는 모두의 존엄한 마지막을 논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책이다.
Contents
들어가며
1장 현대 의료
2장 나이
3장 신체
4장 기억
5장 정신
6장 자유
나가며
연대표
주석
Author
케이티 엥겔하트,소슬기
언론인이자 작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캐나다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와 철학을 전공한 뒤 영국 〈바이스뉴스〉에서 해외특파원으로, 캐나다 최대 주간지 〈매클린스〉에서 유럽 담당 기자로 일했다. 우크라이나의 친유럽 혁명을 다룬 기사로 ‘캐나다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를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요양 시설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19와 영리 요양 시설 산업의 부상을 다룬 기사로 ‘조지 폴크상’을 받았다.
언론인이자 작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캐나다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와 철학을 전공한 뒤 영국 〈바이스뉴스〉에서 해외특파원으로, 캐나다 최대 주간지 〈매클린스〉에서 유럽 담당 기자로 일했다. 우크라이나의 친유럽 혁명을 다룬 기사로 ‘캐나다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를 수상했고, 2021년에는 미국 요양 시설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19와 영리 요양 시설 산업의 부상을 다룬 기사로 ‘조지 폴크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