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에는 시어의 달인이 산다. 형형한 눈빛 뼈만 남은 그리움으로 그 많은 열정 차갑게 식힌 후 가슴에 내리는 한두 방울 소주처럼 연민 분노 안타까움의 즙액을 섞어 자유자재로 시를 쓴다. 이 시집에서 만나는 ‘너’는 이웃이고, 친구이며, 바로 ‘나 자신’이다. 우리 위 아래층 어딘가에 살았었고, 살고 있을 것 같은 실존인물들이다. 이 시집의 주인은 눈물마저 포용한다. 우리 현대사가 감내했던 시대의 아픔을 읽고,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하여 꽃밭을 가꾼다. 그곳에 38층 고층 아파트 ‘동바리’가 찾아오고, 캄보디아 아줌마 ‘혼나티’가 등장하고, 4.3 때 눈물이 나오고, 가톨릭센터 공수부대원이 출몰하고, 1944년 위안소의 박영심 처녀가 넘어져 있다. 특히 “보름달 이우는 날 / 수컷 멧돼지들/ 밤마다 발광”(「밤마다 버닝문」) 하고 “상처를 상처로 덮고/ 아픔을 아픔으로 색칠”(「너에게 타투」)하는 시를 보면 언젠가 두고왔던 고향이 생각나고, 물질문명에 갇혀 타락했던 생명력이 불끈 솟아오른다. 이 시집의 주인은 고요히 은거하며 인내하지만, 이 시집 속의 시들은 “고래등 넘어 더 큰 파도”(「너에게 일파만파」)처럼 종종 뛰어오른다.” 고성만(시인)
꽃밭에서 31
잊혀질 권리 32
처녀 김복동 33
만삭 처녀 박영심 34
해녀 김정옥 36
애월의 눈물 37
오월의 날개 38
그는 죽을 것이다 40
희망을 압류하다 41
슬픈 기록 42
사랑의 외주화 43
스프레이와 물대포 44
서초에서 광화문 45
어시장, 어 사장 46
나의 게임 47
제3부 너에게 마주보기
너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때 51
너에게 비행기 52
너에게 벽 53
너에게 깐부 54
너에게 온돌 55
너에게 마스크 56
너에게 옥수수 57
너에게 집 58
너에게 마주보기 59
너에게 집 타령 60
너에게 목구멍 61
너에게 물러앉기 62
너에게 소나기 63
너에게 타투 64
너에게 달항아리 65
제4부 밤마다 버닝문
기다리는 사람들 69
밤마다 버닝문 70
다른 것들을 위하여 71
세상사 한 줌 한 덩이 72
육수 같은 사람 73
마스크와 콩나물 74
결빙 75
밭한실에 가면 76
창문 크기만큼 77
닮은꼴 주의보 78
퍼드덕, 건망증 79
천년목 80
나의 봄 81
구구절절 산다는 건 82
그대와 함께 83
하늘 보며 살다 보면 84
해설_숨은 ‘너’를 찾아서/황정산 87
Author
서춘기
전남 광양에서 태어났다. 1995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1997년 「부처꽃 필 무렵」으로 제1회 불교문학현상공모에 당선하였고, 1998년 「그 섬에 가려면」 으로 제2회 한국해양문학상을 받았다. 시집 『그 섬에 가려면』, 『사람에 취하다』, 『새들의 밥상』, 『얼굴에 대한 기억』, 『꽃의 힘으로』를 펴냈다.
전남 광양에서 태어났다. 1995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1997년 「부처꽃 필 무렵」으로 제1회 불교문학현상공모에 당선하였고, 1998년 「그 섬에 가려면」 으로 제2회 한국해양문학상을 받았다. 시집 『그 섬에 가려면』, 『사람에 취하다』, 『새들의 밥상』, 『얼굴에 대한 기억』, 『꽃의 힘으로』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