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노란 고양이로 변한 박선은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고선생’과 함께 가족들의 시간 속을 여행하게 된다.
그러던 중, 박선은 고선생의 존재를 알아차린 사촌 동생 신해에게서 이상한 경고를 듣게 되는데…….
“너, 충고하는데 그 가이드 더 이상 만나지 마. 시간여행을 하면 할수록 넌 힘들어질 거야. 어쩌면 네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시간여행을 통해 뒤따라가는 박선의 가족에게 숨겨진 비밀, 그리고 아무도 몰랐지만 우리 곁에 존재하는 히로시마 피폭 3세대의 이야기!
원폭 피해는 역사 속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시대의 아픔이다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터진 원자 폭탄은 한국인 7만여 명의 피해를 빚어냈다. 피폭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도 컸지만 고향으로 돌아와서도 ‘원자병’에 걸렸다며 마을에서 쫓겨나고 버림받은 이들의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살기 위해 일본에 있었다는 사실을 숨겨야만 했던 사람들이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 존재했다.
핵전쟁, 원자 폭탄 피폭이 더욱 무서운 것은 이러한 고통의 고리가 다음 세대, 다다음 세대에도 끊어지지 않고 대물림된다는 것이다. 원폭 피해는 역사 속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시대의 아픔이다. 이상권 작가는 무월경, 심근경색, 소아암, 탈모 증세 등 끊임없는 질병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한편의 시간여행 스토리 속에 생생히 녹여냈다. 고양이로 변해 떠나는 시간여행 속, 풀릴 듯 풀리지 않는 가족의 비밀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이야기는 내 어린 시절, 그 소녀에게 바치는 사과의 편지다. 내 또래였던 그 소녀는 지금 어디에선가 원자병을 달래면서 외롭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이야기는 어른이 된 그 소녀에게 드리는 연대의 노래다.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 소녀를 위로해주고 깊이 노래하고 싶다. -창작노트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 작가이기도 한 이상권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 폭탄 투하라는 커다란 역사적 사건을 다루면서도, 이를 인간의 눈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아무 잘못 없이 영문도 모르고 사라져간 참새, 왜가리, 고양이, 강아지…… 인간과 자연이 가진 생명의 무게는 모두 똑같다는 것을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의 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눈에 보일 듯 생생하게 그려진 이야기는 여전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피폭 2, 3세대와 영문 모르고 스러져간 수많은 생명에게 연대의 노래를 전한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환상적인 시간여행 속 가족의 비밀이 ‘원자 폭탄’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과 맞물려 흥미진진하게 풀린다. 무거운 주제를 아름답고 따스한 시선으로 감싸 안은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자.
Contents
어느 날 시간여행 가이드가 찾아왔다
아빠랑 고모가 쌍둥이로 호적에 올라 있다니!
미국에서 온 신해
시간여행 코스는 원하면 바꿀 수 있다
미닫이문 아래 놓여 있던 신발 네 켤레
고모는 왜 프러포즈를 거절했을까?
엄마를 알고 싶어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갔는데
강제 징용 가는 열네 살 소년
지구와 외계 행성이 충돌한 게 아닐까?
몸속에 리틀 보이의 피가 흐르고 있다
할아버지의 그림 속에서 나온 고선생
빡빡머리 시간여행자
에필로그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창작 노트
Author
이상권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나만의 옹달샘이 있었고, 나만의 나무도 여러 그루 있었고, 나만의 동굴도 있었다. 대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불안증과 난독증으로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졌을 때 문학이 찾아왔다. 『창작과 비평』에 소설 〈눈물 한번 씻고 세상을 보니〉를 발표하면서 작가가 됐고, 소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고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수록됐다. 지은 책으로 『난 멍 때릴 때가 가장 행복해』, 『숲은 그렇게 대답했다』, 『어떤 범생이가』,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서울 사는 외계인들』, 『대한 독립 만세』(공저), 『첫사랑 ing』, 『빡빡머리 앤』(공저) 등이 있다.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나만의 옹달샘이 있었고, 나만의 나무도 여러 그루 있었고, 나만의 동굴도 있었다. 대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불안증과 난독증으로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졌을 때 문학이 찾아왔다. 『창작과 비평』에 소설 〈눈물 한번 씻고 세상을 보니〉를 발표하면서 작가가 됐고, 소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고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수록됐다. 지은 책으로 『난 멍 때릴 때가 가장 행복해』, 『숲은 그렇게 대답했다』, 『어떤 범생이가』,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서울 사는 외계인들』, 『대한 독립 만세』(공저), 『첫사랑 ing』, 『빡빡머리 앤』(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