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믿음은 실소나 작은 오해로 끝나지만 어떤 믿음은 우리 삶을 통째로 흔든다. 우생학을 믿고 순수 혈통을 위해 만든 히틀러의 인간 교배 실험장과 홀로코스트는 한 사람의 잘못된 믿음이 얼마나 거대하고 사악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인간의 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오류에 빠지고 쉽게 미혹된다. 무속을 믿는 한 사람의 비이성적인 사고방식이 국가의 존속과 국민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음을 2025년 한국에서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한국에 회의주의가 뿌리내린 지 10년. 《스켑틱》에 수록되었던 17편의 에세이를 통해 회의주의자의 사고법을 되새긴다. 《스켑틱》 발행인 마이클 셔머를 비롯해 세계적인 마술사이자 회의주의자인 제임스 랜디, 사회심리학자 캐럴 태브리스 등 대표적 회의주의자들이 우리 인간은 왜 이렇게 믿음에 취약한지, 회의주의적 사고를 갖는 것이 왜 중요한지, 구체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탐구한다. 회의주의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무질서 속에서도 패턴을 찾고, 의미를 찾아 나가며, 무엇보다 감정에 휘둘리는 인간의 속성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언제든 음모론자가 되고 미신에 빠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손 놓고 그저 무속과 음모론의 소용돌이에 휘둘리는 수밖에 없는 걸까?
오히려 그 반대다. 우리가 가진 오류와 취약성을 인정할 때라야 우리는 자신을 점검하고 수정하며 나아갈 수 있다.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인 회의주의자의 핵심은 이러한 ‘자기 교정’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가 믿음에 달려 있음을 생각하면 과학을 토대로 한 합리주의적 사고는 단순히 사고법을 넘어 생존법이라 불릴만하다.
Contents
들어가며
회의주의 선언 - 마이클 셔머 5
1부 회의주의자의 생각법
비판적 사고를 가로막는 29가지 사고 오류 - 마이클 셔머 29
패턴을 찾는 뇌, 음모론에 취약한 뇌 - 로버트 D. 커벨 60
왜 사람들은 아직도 이상한 것을 믿는가 - 대니얼 록스턴 71
진정한 회의주의자, 제임스 랜디와의 인터뷰 - 마이클 셔머 89
2부 회의주의자의 도구들
데이터를 고문해 자백 받아내기 - 게리 스미스 109
오컴의 면도날 안전 사용법 - 필 몰레 123
과학의 ‘잠정성’에 대하여 - 데이비드 자이글러 145
고전적 심리학 연구가 남긴 것들 - 캐럴 태브리스 158
진실은 확률의 시소 게임 - 에드 기브니, 자피르 이바노프 177
우리는 모두 같은 신을 말하고 있는가? - 마시모 피글리우치 190
3부 우리에게 무엇이든 믿을 권리는 없다
사람들은 왜 미신에 빠져드는가 - 마르야나 린데만, 키아 아르니오 215
믿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 더그 러셀 233
음모론자의 사고법 - 믹 웨스트 244
왜 점성술은 사라지지 않는가 - 제프리 딘, 돈 사클로프스케, 이반 켈리 253
여전한 사이비 과학과 회의주의의 길 - 제임스 랜디 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