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은 퇴계에게 공부의 목표와 실천적 행위, 공자와 맹자를 비롯한 성인들의 권위에 대해 직설적으로 물었고, 퇴계는 편파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며 이해의 지평을 넓혀주며 율곡을 격려했다. 두 사람은 상대의 이해 수준과 처한 상황에 따라 진리를 향해 나아가도록 방향을 조정해 주는 유학의 가르침을 13년 동안 질문과 답변을 통해 재정립하였다.
퇴계와 고봉의 사단칠정논쟁은 도덕본성과 도덕감정의 관계를 증명하는 질문과 답변으로 이어졌고, 이후 조선유학의 전개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율곡과 우계는 사단칠정논쟁을 발전시켜 도덕감정이 도덕본성으로부터 어떻게 발현하며, 그 발현과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 마음·본성·감정의 구조와 작용과정 및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논의하였다.
퇴계와 고봉의 사단칠정논쟁이 사단과 칠정이라는 도적감정의 구조와 작용에 대한 논의에 집중되었다면, 율곡과 우계의 논의는 그러한 도덕잠정을 마음으로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가 하는 인심과 도심의 논의로 발전되었다. 유학과 성리학이라는 공통의 학문 기반과 가치관은 가진 네 사람은 오랜 세월에 걸친 문답과 토론을 통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선유학의 가치를 드높였다.
Contents
머리말 | 조선유학의 근간, 퇴계와 율곡
1. 만남
나아감과 물러남 | 지나친 시어(詩語) | 기대와 다짐
2. 율곡이 묻고 퇴계가 답하다 1
공부의 목표 | 경건한 집중 | 실천 | 이해와 체득
인식과 실천의 단계 | 성인의 권위
3. 사단과 칠정 : 퇴계와 고봉의 8년 논쟁
천명도 | 도덕감정과 도덕본성 | 리와 기 | 결과의 관점과 원인의 관점
성현의 뜻 | 도덕감정의 원인 | 리의 ‘작용’이라는 은유 | 논쟁의 마무리
이치가 닿는 말 | 리가 스스로 이르다 | 형이상학적 충동
4. 율곡이 묻고 퇴계가 답하다 2
글 읽는 법 | 공부 | 지각 | 마음의 수양 | 성인과 현인
합쳐 보기와 나누어 보기 | 도(道)와 사람
5. 율곡이 묻고 퇴계가 답하다 3
〈서명〉 | 〈심학도〉 | 『성학십도』의 순서
6. 사단칠정과 인심도심 : 율곡과 우계의 논쟁
인심과 도심 | 본연지성과 기질지성 | 리통기국(理通氣局)
인간의 의지 | 논쟁의 마무리 | 사단칠정논쟁의 이해와 평가
7. 군왕의 정치와 신하의 정치
군왕과 신하 | 군왕의 한 마음 | 왕통과 도통
맺음말 : 군왕의 마음과 신하의 도통
부록 | 한국유학의 쟁점과 퇴계·율곡의 위상
Author
김형찬
1963년 생으로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및 철학과를 졸업했다. 지곡서당(芝谷書堂, 태동고전연구소) 한문연수과정을 수료 하였고, 고려대 철학박사(동양철학 전공), 동아일보 학술전문기자 등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저서로는 『오래된 꿈』, 『조선유학의 자연철학』(공저), 『논쟁으로 보는 한국철학』(공저)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理氣論의 일원론화 연구」, 「氣철학에서의 총체적 통찰과 경험적 인식」, 「전도된 형이상학과 경험세계의 파편들, 그리고 深淵」 등 다수가 있다.
1963년 생으로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및 철학과를 졸업했다. 지곡서당(芝谷書堂, 태동고전연구소) 한문연수과정을 수료 하였고, 고려대 철학박사(동양철학 전공), 동아일보 학술전문기자 등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저서로는 『오래된 꿈』, 『조선유학의 자연철학』(공저), 『논쟁으로 보는 한국철학』(공저)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理氣論의 일원론화 연구」, 「氣철학에서의 총체적 통찰과 경험적 인식」, 「전도된 형이상학과 경험세계의 파편들, 그리고 深淵」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