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로 벅차올랐던 프랑스의 20세기, 고고하게 차가운 이성으로 과열된 프랑스 지성계에 찬물을 끼얹은 레몽 아롱의 비판적 저작물이다. 마르크스주의는 19세기, 그러니까 폭력과 억압이 난무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느 때보다 미래에 대한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시각이 가득했던 시기에 등장하여 시대의 대안이 될 만큼 거대한 이론적 기초를 구축했고 그 위상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절대적이다. 반이성과 시대의 모순에 맞서 인간성의 회복을 주장한 철학을 받아들인 프랑스 지성계는 그 어떤 나라보다 마르크스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면을 계승하고자 몸부림쳤다. 그러나 레몽 아롱은 이 저서를 통해 프랑스적 계승이 크게 두 가지 사조와 함께 크나큰 왜곡을 빚게 되었음을 첨예하게 비판하고 있다.
레몽 아롱은 스스로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졌다고 말한다. 그런 아롱의 견지에서 프랑스 마르크스주의 사조를 대표하는 두 인물, 장폴 사르트르와 루이 알튀세르에 대한 비판은 자못 전문적이고 매우 심도 깊은 비판과 예리한 통찰을 제시한다. 역사, 정치, 그리고 마르크스의 본래적 의도에 기대어 프랑스 지성계가 오도하고 있는 마르크스주의의 현실을 분석하는데, 동시에 비판 대상의 입장을 매우 잘 해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사르트르와 알튀세르를 이해하는 개론서와도 같이 친절한 해설서의 위치를 겸하고 있다는 착각마저도 들만큼 섬세한 서술이 인상적이다.
이 저서의 주된 내용이 마르크스주의 자체에 대한 비판을 지니지는 않는다. 되려 아롱이 누구보다 마르크스를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그런 의미에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마르크스를 추종함에 따라 간과하게 되는 맹점을 우파 지식인의 입장에서 서술하여 균형적인 시각과 관점을 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나 국내의 사르트르에 대한 권위자 변광배 교수가 번역하며 더한 각주가 아롱의 거칠고 시원한 어투를 매끄럽게 보완한다는 점에서 사르트르와 알튀세르의 논의까지 두루 살피게 되었다는 큰 장점을 지닌다.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전반을, 그리고 마르크스주의로 파생된 학자들의 개론적 지식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신선한 관점과 풍부한 지식을 선물할 것이다.
Contents
서론 5
제1부
마르크스주의와 실존주의 31
변증법의 모험과 재난 66
광신주의, 신중함 및 신앙 121
제2부
마르크스에 대한 실존주의적 읽기: 『변증법적 이성비판』에 대하여 167
알튀세르 또는 마르크스에 대한 사이비-구조주의적 읽기 204
마지막 글 모호하고 고갈되지 않는 367
옮긴이 후기 392
찾아보기 413
Author
레몽 아롱,변광배
프랑스의 철학자·사회학자·정치학자·역사학자·언론인으로, 전체주의·자유주의·공산주의·국제 관계 연구에 큰 공헌을 한 20세기 프랑스의 가장 저명한 사상가 중 한 명이다. 1924년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으며, 그곳에서 친구이자 평생 지적 반대자인 사르트르를 만났다. 1928년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으며, 1930년대 초 베를린 소재 프랑스 연구소에 머무르면서 독일 철학과 사회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나치즘의 부상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런던으로 건너가 〈라 프랑스 리브르(La France libre)〉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드골 장군과 함께 조국의 해방을 위해 노력했다. 귀국 후에는 〈콩바(Combat)〉 〈르 피가로(Le Figaro)〉 등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1955~1967년 소르본 대학교 사회학 교수로 근무했으며, 1970년 콜레주 드 프랑스 현대 문명 사회학 교수로 선출되어 1978년까지 재직했다. 주요 저서로 우리나라에서도 번역 출판된 『지식인의 아편(L’opium des intellectuels)』을 비롯해, 『회고록(Memoires)』 『폭력의 역사와 변증법(Histoire et dialectique de la violence)』 『사회사상의 흐름(Les etapes de la pensee sociologique)』 『민주주의와 전체주의(Democratie et totalitarisme)』 『계급 투쟁(La lutte de classes)』 『국가 간의 전쟁과 평화(Paix et guerre entre les nations)』 『역사철학 입문(Introduction a la philosophie de l’histoire)』 『현대 독일 사회학(La sociologie allemande contemporaine)』 등이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사회학자·정치학자·역사학자·언론인으로, 전체주의·자유주의·공산주의·국제 관계 연구에 큰 공헌을 한 20세기 프랑스의 가장 저명한 사상가 중 한 명이다. 1924년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으며, 그곳에서 친구이자 평생 지적 반대자인 사르트르를 만났다. 1928년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으며, 1930년대 초 베를린 소재 프랑스 연구소에 머무르면서 독일 철학과 사회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나치즘의 부상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런던으로 건너가 〈라 프랑스 리브르(La France libre)〉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드골 장군과 함께 조국의 해방을 위해 노력했다. 귀국 후에는 〈콩바(Combat)〉 〈르 피가로(Le Figaro)〉 등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1955~1967년 소르본 대학교 사회학 교수로 근무했으며, 1970년 콜레주 드 프랑스 현대 문명 사회학 교수로 선출되어 1978년까지 재직했다. 주요 저서로 우리나라에서도 번역 출판된 『지식인의 아편(L’opium des intellectuels)』을 비롯해, 『회고록(Memoires)』 『폭력의 역사와 변증법(Histoire et dialectique de la violence)』 『사회사상의 흐름(Les etapes de la pensee sociologique)』 『민주주의와 전체주의(Democratie et totalitarisme)』 『계급 투쟁(La lutte de classes)』 『국가 간의 전쟁과 평화(Paix et guerre entre les nations)』 『역사철학 입문(Introduction a la philosophie de l’histoire)』 『현대 독일 사회학(La sociologie allemande contemporaine)』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