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르침은 마음을 근간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나고 죽음이 없는 도리’를 일러주는 것이며, 이를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한다. 또한 불교 재(齋)의례의 대부분은 죽은 자를 위한 법회이다. 하여 법문을 들려주어 무명을 타파하기를 바라는 것이 요점이다. 이를 모르면 시식(施食)이 음식을 베풀어 영가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시식(施食)의 본질은 법식(法食)이다. 영가에게 법식을 베풀기 위해서는 재(齋)를 주재(主宰)하는 이가 그 내용을 알아야 한다. 아는 만큼만 전해줄 수 있다. 뜻을 모르고 하는 염불은 염불(念佛)이 아닌 구불(口佛)이라 하여 예부터 경책하였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불교 재齋의례 게송을 펴내며
불교의 의례는 수행의 일상이라고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만큼 의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의례의 구조를 보면 문사(文辭), 게송(偈頌), 진언(眞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가운데 게송의 내용을 정리하고 살펴보고자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天地冥陽水陸齋義梵音刪補集]과 작법귀감[作法龜鑑] 등에서 발췌한 게송이 무려 600여 개나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590개의 게송을 수록하여 그 대강(大綱)을 설명하였다.
불교 의례의 게송은 모두 한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한자의 특성은 축약하는 언어구조로 되어 있어서 이를 풀이하지 아니하면 문사(文辭)는 물론이고, 게송(偈頌)이 뜻하는 바를 알기 어렵게 되어 있다. 천학(淺學)한 낙동강 변의 납승(衲僧)이 게송을 들여다보았으나 눈 밝은 이가 보면 겨우 언저리만 보았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은 한 걸음이 시작이 되어 훗날에 눈 밝은 이가 이를 보태고, 구부려진 것을 바로잡는 데 작은 밑거름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 (지홍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