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주로 읽혀진 논어는 예로부터 주희가 주석한 책이 널리 알려졌다. 이번에 이 책을 역주하기 위해 참고로 한 책은 대만의 학자 구섭우(邱燮友) 교수가 현대어로 번역한 책이다. 주석은 간단하면서도 명쾌하여 지루하지가 않았다. 갑자기 이를 혼자서만 읽을 게 아니라 번역하여 많은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가 하면 나는 20여 년 전 구섭우 교수의『唐詩 三百首』를 번역하여 출판한 일이 있었기에 그런 욕심이 생긴 것이다. 번역본은 약 1,000페이지에 가까운 거질이라 비싼데도 제법 팔린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도 번역하여 볼까 하는 욕심이 갑자기 생긴 것이다.
하지만 곰곰 생각하니 논어 번역본이 수도 없이 많은데 거기 또 내가 덧붙여 뭘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구씨의 주석이 새롭긴 하나 그래도 五十步百步요 특별히 耳目을 끌 무엇이 없는데 누가 읽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포기하기로 하였다. 그래도 그 주석이 깔끔한데다 또 내가 느끼는 감동도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웠다. 더구나 내 주위의 많은 분들은 대개 다 신학문에는 능통하나 이 고리타분한 옛 글에는 별 흥취를 갖지 않은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차제에 이를 한번 맛보시라고 권하고도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 주석에 감동을 보태어 그대로 지인들과 나누고자 생각하였다. 그래서『論語 ?想』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 글은 이런 바탕에서 출발하였다.